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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 투자협정 이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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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 투자협정 이후 과제

입력
2001.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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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큰 흐름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가 말해주는 개방화와 지역화ㆍ블록화다.겉으로 보면 서로 모순되는 것 같은 이 두 가지 움직임이 현실에서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면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세계 11위권의 교역국가이면서 세계 어느 나라와도 단 한 건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이다.

세계 경제 흐름에 제대로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3년간 논의 끝에 체결된 한일 투자협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투자협정이자 지역경제협정이라는데에 우선 의미가 있다.

또 현재 민간 차원에서 진행 중인 한일 자유무역협정을 가속화 시키고, 나아가 동북아 지역 경제협력체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것으로 전망된다.

투자협정은 기본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해 내국인과 같은 대우를 해주는 것을 말한다.

정부가 일본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 확대에 따른 고용 유발과 무역수지 개선, 산업구조 고도화, 첨단 기술 이전 등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우리 기업들의 일본 진출도 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1962년부터 지난 11월까지 일본의 한국에 대한 투자는 누계로 112억7,000만달러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에 진출한 투자기업 수는 2,800여개로 가장 많다.

하지만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지 않다. 일본이 장기 침체 상태인데다 언제 회복될지 예측이 어렵다.

또 가장 우려하는 노동문제의 명확한 결론을 못 봐 일본 기업들이 중국 등을 제치고 한국을 선택할지 의문이다.

일본 투자자들은 그 동안의 경험을 들먹이며 지금까지 줄곧 노동 문제를 비중있게 제기해 왔다.

일부에서 이번 협정을 두고 세계 경제체제의 고립에서 탈피하기 위해 서둘렀다고 지적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정 체결로 여러 효과가 기대된다.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보장은 우리의 국제적 신인도를 높이는 일이다. 이는 외국인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불가피하다.

또 만성적인 대일 적자 구조 개선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번 협상 타결을 계기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한미 투자협정과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 등에도 좋은 결실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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