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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예수탄생과 역사적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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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예수탄생과 역사적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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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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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몇 년 몇 월 몇 일에 태어났는지는 아무도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는 예수께서 기원후 1년에 태어난 것으로 잡고 있다.

예수께서 기원후 1년에 태어난 것으로 하면 로마 역사와 성경의 기사들이 서로 맞지 않는다. 그래서 시오노 나나미는 성경의 예수 탄생 기사들이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성경의 기록들을 종합해서 볼 때 기원전 4년 경에 예수께서 태어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예수 탄생의 시기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성경의 기사로는 우선 마태복음 2장과 누가복음 2장을 들 수 있다.

누가복음을 보면 로마 황제 아구스도가 천하에 호적 명령을 내린 시기와 예수탄생 시기가 서로 연관되어 있다.

그런데 아구스도가 40년 통치 기간에 호적 명령을 내린 적은 세 번밖에 없었다. 기원전 28년, 기원전 8년, 기원후 14년이다.

기원전 28년은 옥타비아누스가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를 받기 1년 전이고, 기원후 14년은 아구스도가 죽은 해이다.

그러니까 실제적으로 아구스도 황제의 전성기에 호적 명령을 내린 것은 기원전 8년 한 번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황제의 호적 명령이 떨어졌다고 하여 전 로마제국이 일시에 인구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

유대처럼 멀리 떨어진 속국은 황제의 명령이 있은 지 한참 후에 인구조사를 실시하게 되고 그 조사도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기원전 4년에 예수의 부모들이 황제의 호적 명령을 지키기 위하여 본적지인 유대 베들레헴으로 내려갔다는 기사는 역사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기록이다.

무엇보다 예수 탄생 시기를 기원전 4년으로 잡는 데는 마태복음 2장의 동방박사기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헤롯왕은 기원전 37년에 정권을 잡아 기원전 4년 3월에 70세의 나이로 죽었다. 그러므로 동방박사 기사는 헤롯이 죽기 직전에 일어난 사건인 셈이다.

헤롯의 죽음이 가까웠다는 것은 마태복음 2장 19절에 '헤롯이 죽은 후에'라는 기록이 곧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 분명한 사실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예수 탄생 시기를 잡는 데 유력한 자료로 요한복음 2장20절을 들기를 좋아한다. 거기서 유대인들이 말하기를, 성전이 46년 동안에 지어졌다고 한다. 여기 성전은 헤롯왕이 짓기 시작한 성전을 가리킨다.

이방 지역인 이두매에서 태어난 헤롯은 이방인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대대적인 성전 재건축 사업을 벌였다.

기원전 19년에 시작한 성전 공사는 10년 후에 일차 마무리가 되었으나수 십 년 동안 계속되고 있었다.

46년 동안에 지어졌다는 말은 46년 동안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는 말이다. 성전 공사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기원후 63년으로 장장 82년의 세월이 걸렸다.

82년 동안 지어진 성전은 완공된 지 7년 후에 로마군에 의해 돌 위에 돌 하나 남기지 않고 폐허로 변했다.

기원전 19년에 시작한 공사가 46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면 예수께서 성전으로 들어간 때는 기원후 27년 경이 된다.

그런데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신 때를 누가복음 3장 23절에서는 30세쯤으로 잡고 있다.

예수께서 공생애 초기에 성전으로 들어가신 때의 나이를 31세로 잡으면 예수께서 탄생한 해는 정확하게 기원전 4년이 된다.

내가 역사책에 분명히 기록되어 있는 로마 역사와 성경 기록을 비교하여 예수의 탄생 시기를 계산해본 것은 예수의 탄생 기사가 시오노 나나미 같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어떤 전설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근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올 한 해는 예수와 성경의 역사성이 많이 흔들린 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수의 역사성 위에 비로소 예수 정신의 역사성도 설 수 있을 것이다. 성탄은 예수 정신의 역사성을 인정하고 실현하려는 의지를 다지는 날이 되어야할 것이다.

/ 조성기 숭실대 교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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