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발표된 한나라당 당직개편의 면면은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고심 끝 선택이다.이 총재는 이날 오전 주요 당직자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하자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는 듯 오후에 바로 당직개편을 단행했다. 꽤 오래 전부터 인적쇄신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여러가지 현실적 제약이이 총재의 선택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우선 가장 중요한 당직인 사무총장 낙점 대상자가 극히 제한돼 있었다.
박근혜(朴槿惠) 부총재가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후보사퇴 압박시비 등 불공정 논란이 일었던 만큼, 전당대회를 관리할 차기 총장에는 비주류측도 수긍할 수 있는 중립적 인사를 기용해야했다.
총재실의 한 관계자는 “새로 임명될 사무총장은 사고지구당 정비 등 당내의 각종 난제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뚝심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자연 이 총재의 고심이 클 수 밖에 없었다”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무총장에 자기 사람을 앉힐 수 없다는 점 역시 이 총재로선 적지 않은 고민이었다”고 전했다.
총재실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상득(李相得) 신임 사무총장의 친 동생인 이명박(李明博) 전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경선에 나설것이란 점이 총장 임명에 마지막 고민거리였다”면서 “그럼에도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새로 들어설 당직 라인업이 한시적 혹은 과도적 체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인선 난을 가중시켰다.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치르고 나면, 대선에 대비한 총동원 체제를 다시 가동할 수 밖에 없으리란 게 당내의 일반론이었고 보면, 인사권자와 인사대상자 모두 힘든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3선 이상 다선 의원 가운데 당직과 국회직을 갖고 있지 않은 인사가 많지 않았던 점도 풍요 속 빈곤의 이유가 됐다.
능력을 검증 받은 3선 이상 의원들은 거의 대부분 부총재직과 상임위원장직을 맡고 있어 인력 풀이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은 선수(3선)의 무게와 정책개발 및 조정 능력을,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참신한 이미지와 정치적 순발력을 각각 인정 받았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신임당직자 프로필
▼이상득 사무총장
정책위의장과 원내총무를 역임,이번 인사로 당 3역을 모두 거치게 됐다.
지난 해 부총재 경선 때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 국가혁신위 부위원장을 맡으면서 이회창 총재의 신임을 받았다.
TK 배려 차원의 성격도 있다.
합리적이고 꼼꼼한 성격이나 선이 가늘다는 평이 있다. 최신자(崔信子ㆍ60)씨와 1남2녀 ▦경북포항ㆍ66세 ▦서울대 상대 ▦코오롱사장 ▦13,14,15,16대 의원 ▦국회 재경위원장
▼이강두 정책위의장
경제 관료 출신의 3선 의원.
그 동안 당직개편 때마다 정책위의장 하마평에 올랐는데, 예결위원장, 정책실장 등을 지내면서 보여준 성실함을 이 총재가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후문.차분하고 튀지 않는 성격이 장점이지만 결단력이나 추진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김인숙(金仁淑ㆍ63)씨와 2남1녀 ▦경남거창ㆍ64세 ▦고려대 정외과 ▦ 경제기획원 예산국장▦ 주 소련 경제공사 ▦ 한나라당 총재비서실장
▼남경필 대변인
당내 최연소 재선의원으로 이회창총재의 신임이 두텁다.
원만한 성격에 붙임성이 좋아 동료, 선ㆍ후배 의원들의 평이 좋다. 이 총재에게 자주 직언을 하는 등 강단도 있는 편.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 모임인 미래연대의 공동대표, 총재실 수행부실장 등을 거치면서 당 지도부로부터 능력을 인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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