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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 해줘? 말아?…찬성론자도 신생아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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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 해줘? 말아?…찬성론자도 신생아엔 반대

입력
2001.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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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을 맞아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포경수술을 해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최근 고교생의 95%가 수술을 받았을 정도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포경수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포경수술에 대한 비판론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의학적인 효능이 없는 포경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는 반대론과 청결을 위해 받는 게 좋다는 찬성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해방 이후 미국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 포경수술이 행해지기 시작한 이래 이제는 성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처럼 여겨지면서 수술 받지 않는 남자 아이는 공중목욕탕에 가는 것조차 꺼릴 정도가 됐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 포경수술을 시키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되었다.

포경수술은 유대인이 선택 받은 민족이라는 표시로 생후 8일째 치르던 할례의식이 그 기원이다. 이런 포경수술이 의료시술로 행해지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후반부터였다. 의사들이 간질이나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 포경수술을 시행했다.

현재까지도 미국 등 일부에서 포경수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는 것은 음경암이나 요로감염 같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성병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등 유럽에서는 거의 포경수술을 하지 않고 있다.

포경수술 찬성론자들은 포경수술이 청결에 도움이 되고 포피염 등 각종 접촉성 피부염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선릉 탑비뇨기과 하태준 원장은 “포경수술을 하면 귀두 포피 내에 하얗게 끼는 분비물인 구지(垢脂)를 막을수 있고 포피 내 병원균 번식으로 오는 귀두포피염, 귀두포피의 유착, 요로감염, 음경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수술하면 성기의 예민한 감각을 둔화시켜 조루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찬성론자조차도 신생아에 대한 포경수술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신생아도 수술시 통증을 느낀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되도록 성장한 뒤에 포경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포경수술은 대체로 국소마취를 할 때 참을성만 있을 정도의 나이가 되는 초등학교 5~6학년이나 중학생 때가 좋고, 어른이 된 후에 수술을 해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포경수술 반대론자들은 포경수술을 받지 않으면 요로감염이나 음경암 등에 걸리고 정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잘못된 속설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포경수술이 성생활을 증진시킨다거나 에이즈, 성병, 자궁암 등을 예방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별로 효능이 없다는 주장이다.

포경수술로 성병을 예방하는 것보다는 콘돔이 훨씬 확실한 방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비뇨기과 최황 교수는 “성기포피나 귀두에 염증이 있거나 포피가 뒤로 젖혀지지 않는 진성포경일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하지만, 한국 남성 전체의 10%밖에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아이에게 강제로 포경수술을 시키는 일은 되도록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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