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세가 이 달 들어 눈에 띄게 약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은 연말 주식시장에 막강한힘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 주가지수가 2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세력도 바로 외국인이었다.달라진 것이라면 현물이아닌 선물 대량 매매를 통해 주가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올들어 최대 규모인 6,850계약을 내다팔았다. 이 때문에 선물가격이 현물보다 크게 낮아지면서 양자간 가격차이를 이용해 위험을 회피하려는 이른바 프로그램 매도가 2,300억원 어치나쏟아져 주가가 급락했다.
외국인은 지난 주 내내 선물시장에서 대규모의 매수와 매도를 오가며 시장을 흔들었다. 오전에5,000계약이 넘는 매도에 나서는가 하면 오후에는 다시 매수로 돌아서는, 종잡을 수 없는 매매행태를 보였다. 그 때마다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시장에선 중장기 투자에 주력하는 외국인들이 연말에 잠시 쉬는 동안 투기성이 강한 헤지펀드들이 ‘장난’을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처럼 변덕스러운 매매행태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워놓아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 2주간주가는 조정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주가가 빠질 때마다 개인들이 저가 매수에 가담하면서 지수를 받쳐 큰 폭의 하락은 막았다. 나흘 남은 올해 마지막주 증시도 이 같은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 시장 분석가들은 대체로 지수 630선을 바닥으로 680선까지 오르내리는 박스권 장세를예상하고 있다.
엔화 약세와 아르헨티나 금융위기,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악화 경고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지만,경기 회복 및 내년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살아있다. 지난 주 말 미국 증시가 상승세로 마감한 것은 아르헨티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신뢰지수의호조 등 경기회복 기대감이 시장에 큰 힘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증권 분석가들은 내년에 몇 가지 변수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올해보다는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있다. 비즈니스위크 등 몇몇 해외 언론도 최근 내년 한국 증시를 신흥시장 중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했다. 내년을 기대하면서 잠시 쉬어가는 여유가필요한 때이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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