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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없이 찾아오는 안면마비 스트레스 많은 30代 "더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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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없이 찾아오는 안면마비 스트레스 많은 30代 "더 조심"

입력
2001.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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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할 때 한쪽 얼굴이 갑자기 마비된걸 알았어요.”“양치질을 하는데, 갑자기 입에서 물이 새어 나와 놀라서 거울을 보니,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어요. ”

최근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찬바람을 많이 쐬거나, 찬 곳에 엎드려 자고 난 후 갑자기 안면신경마비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박승하 성형외과 교수는 “ 안면신경마비의 원인은 다양하나, 90~95%는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혹은 감기 후 바이러스성 감염증으로 찾아오는 ‘벨 마비’가 가장 흔하다” 면서 “찬바람을 맞았다고 반드시 마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만성 중이염, 뇌졸중, 뇌종양, 뇌의 혈액순환 장애, 당뇨병 등으로도 얼굴이 돌아갈 수 있으며,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기도 한다.

임신 말기에 안면마비가 나타날 수도 있다.

보통 안면신경마비는 주로 40~50대에 오는 병으로 알고 있으나, 최근엔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30대에게 오히려 많이 발생하는 추세이다.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1.5배 많은 것도 특징이다.

안면신경마비는 아무 예고 증상이 없다. 간혹 2~3일전 귀 뒤가 몹시 아플 수있지만 대개는 증상 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행히 벨 마비인 경우 95%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6개월 이내에 완전히 회복한다. 하지만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고 눈꺼풀이 처진 것을 보고, 배짱 좋게 무조건 집에서 휴식만 취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벨 마비가 아닌 경우, 그 원인을 밝혀내 치료해야 하므로 서둘러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

보통 신경전도 검사를 시행하면 환자의 마비증상이 언제, 어느 정도 회복될지 미리 예측할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벨 마비가 찾아왔을 때 양의사보다는 한의사에게 달려가 침을 맞는 것을 선호한다.

양의사들도 침의 효과에 대해선 일종의 물리치료라고 인식해 크게 반대하지는 않는 입장이다. 양의에서는 급성기에 안면신경의 재생을돕기 위해 약물(스테로이드 제제)치료와 근전기 자극 치료를 병행한다.

하지만 박교수는 “ 침이나 근전기 자극 등 보존적 치료는 급성기 환자에게나 유효하다” 고 주장한다.

만성기에는 침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회복이 불가능한 나머지 5%의 환자에게는 성형수술이 시도된다. 마비 증상 후 6개월에서 1년 정도 있다 수술을 하게 되는데, 환자의 마비증상에 따라 수술법을 달리 한다.

이미 안면신경마비가 6개월 이상 지나면 안면(표정)근육도 변성돼 성형수술을 한다 해도 정상적인 표정을 얻을 수는 없다.

박 교수는 “미세성형수술로 돌아간 입을 제자리에 맞추고, 처진 눈썹과 이마를 당겨주는 수술을 시행하나, 17쌍으로 이루어진 안면근육의 복잡한 표정을 다시 똑같이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원상태로 완전 회복할 수 있으리란 기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안면마비를 ‘구안와사’ ‘와사풍’ ‘구와병’ 등으로 부르는 한방에서는, 원인부터 양방과는 다른 줄기로 해석한다.

꽃마을 한방병원 침구과 박쾌한 과장은 “차고 습한 바람기운에 의한 경우는 바람을 쫓고 찬 기운을 발산시키는 ‘거풍산한제’를 투여하고 침과 뜸치료를 병행, 얼굴에 많이 몰려 있는 위(胃)경맥의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타박이나 어혈로 인한 경우는 어혈을 제거하는 활혈거어제를 투여하고 침과 부황을 이용해 경락을 잘 통하게 한다”고 말했다.

또 몸이 허약하고 기력이 없거나 정서적인 문제로 안면마비가 올 수도 있다고 보고, 환자에게 심신의 안정을 처방하기도 한다.

박 과장은 “찬바람 자체가 안면마비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더라도, 찬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이 좋을 수는 없다”면서 “몸이 허약한 사람은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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