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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대전 1-4공단 중소기업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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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사이드 / 대전 1-4공단 중소기업 르포

입력
2001.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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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대전 대덕구 신일동의 지니텍에게 2001년은 회사 설립6년만에 가장 뜻깊은 해이다. 차세대 웨이퍼 프로세서 2기를 개발, 세계적인 장비업체인 ASM사와 지난 10월 전략적 포괄계약을 맺었기 때문.이에 따라 내년까지 수백만 달러의 자금이 수혈되고 2005년께에는 대규모 매출을 기대하게 됐다. 박인규(朴寅圭ㆍ48) 사장은 “세계 반도체 경기의 회복신호가 나타나고 있으니 내년에는 희망을 걸어볼 만 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 산업공단 가운데 가장 다양한업종이 입주해 있는 대전 1ㆍ2,3ㆍ4 공단내 중소기업들은 1998년 세계통화기금(IMF) 경제난 이후 4년째 판로(販路)난, 구인난, 자금난 등으로 극한상황에서사업을 이어가면서도 2002년에는 조심스럽게 희망을 걸어보고 있다.

연말에 단행된 특소세 인하와위성방송 개시, 월드컵 특수 등 2002년의 여러 호재를 바탕으로 경기회복의 가능성이 고조됨에 따라 공단내 분위기도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판로가 막혀재고를 노상에 쌓아둔 채 허송세월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 정부의 각종 정책자금조차 시중 은행과 다름없이 대출 기준이까다로워 중소기업에게는 그림의 떡보다 못하다.

▦멈추지않는 삼각파도, 판로난 구인난 자금난 “마진율이 매년 5% 포인트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사출업체인 은플라스틱 은우기(殷禹基ㆍ49) 사장은 가까스로 올 한해 대차대조표를 ‘0’으로맞췄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마이너스 성장을 한 셈. 값싼 플라스틱 금형기계를 앞세우고 한국으로 밀고 들어오는중국 업체를 감안하면 내년은 올해보다 더 힘들어 질 전망이다.

산업기계 제작수리 전문업체인원광기업은 2~3년전부터 기업들의 설비투자 축소로 일감이 뚝 떨어지자 신제품 개발에 전력을 기울였다. 이 회사 김태원(金泰元ㆍ48) 사장은 “개발 단계에서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니 담보나 보증을 세울 근거가 없다”며“쌈짓돈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추가 비용 때문에 상품화 시키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곳 공단내 307개 업체 중회사 문을 걸어 잠근 회사는 전체의 10%에 가까운 28개사. 공단측 관계자는 “122개 업체가 입주한 3ㆍ4단지를 관리하는 사무실에 구직 문의전화는 하루에 고작 2~3건”이라며“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부족이 경기 침체보다 더 무섭다”고 토로했다.

▦그래도희망은 있다 “부지런히 영업하다보면 살 길이 트이게 마련입니다.” 국내외 대형 제철소에 부품을 납품하는 한국중기공업은 올해 얼어붙은 제철 경기 속에서도 지난해보다 30% 이상 신장한 150억원대의 매출을기대하고 있다. 정옥현(鄭玉鉉ㆍ70)사장은 “일본이문을 닫으면 중국, 인도, 동남아에서 승부를 걸어 회사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전국의 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 750개사를 대상으로 ‘2002년 1ㆍ4분기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내년1분기 매출액은 올 4분기 대비 1.5%,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한 46조1,250억원으로 예상됐다. 공장 가동률은 이전 분기에 비해 다소높아진 83.3%에 이를 전망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중소제조업체 1,76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도 경기전망조사에서도 ‘경기호전’을 꼽는대답이 우세했다. 기협중앙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유례없는 불황을 수년간 견뎌왔다”며 “악재보다 호재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 내년에는 중소기업 공단에도 온풍이 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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