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 조추첨 결과 중국과 브라질이 한국에서 조별리그전을 치르게되자 많은 이들이 관광특수에 설레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브라질의 한국행(行) 결정으로 머리가 아픈 사람도 적지않다.월드컵조직위원회의 강성일 숙박부장(47)은 중국특수대신 ‘중국공포증’을 앓고 있다. “현재 확보된 월드컵 숙박시설이 민박, 여관 등 중저가시설을 포함, 총 11만7,300여실입니다. 중국에서10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몰려올 경우 속수무책인 셈이지요.”
우리나라의 호텔급 고급숙박시설은 현재 4만5,200여실. 21만실을 보유한 일본에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많은 외국 관광객들은 호텔급 숙박시설을 원하고 있고, 이들이 ‘호텔서 숙박하지 못할 경우 국내 여행사측에 클레임을걸 것’이란 소식까지 나돌고 있어 강 부장의 고민은 더욱 크다.
설상가상으로 호텔업계서 최근 정부측에 증기탕과 슬롯머신 영업허가를 요구, 객실제공에 비협조적인데다가 대규모 응원단을 몰고 다닐 중국과 브라질이 숙박시설이 가장 부족한 서귀포에서 맞붙게 돼 강부장은 더욱 걱정이다.
강부장은 요즘 템플 스테이(절에서의 숙박)를 장려하고 해상숙박을 적극 검토하는등 숙박시설 확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중저가 숙박시설인 ‘월드 인(World Inn)’의 예약시스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시스템 개발, 콜센터 운영 등 총 15억원을 투입하게 될 예약시스템 활용여부가 ‘숙박대란’을 해소할 열쇠라고 생각한다.
현재 월드컵 조직위에서 7년째 생활하고 있는 강부장은 보도부장, 월드컵 준비기획단지역협력부장, 행사운영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러나 그에게도 숙박난 해결은 결코 쉽지 않은 난제이다. “월드컵 기간 중에도 잠을 자기 어려울것”이라는 그는 “개최도시는 물론 온 국민의 협조 없이 숙박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이준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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