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옥(辛光玉) 전 법무 차관이 22일 구속됨에 따라 그와 동기인 사시12회의 ‘영욕(榮辱)’이 법조계에 회자되고 있다.사시 12회는 검찰내에서도 인재가 많기로 유명한 기수로 차기 검찰총수 후보군인 고검장에 포진하고 있지만 최근3년간 각종 비리사건에 연루돼 3명의 동기를 떠나보내는 비운을 겪었다.
우선 1999년 1월 대전법조비리 사건의 유탄을 맞아 윤동민(尹東旻) 검사장이 옷을 벗었다. 윤 검사장은 검찰내 황태자로 불리는 법무부 검찰1과장을 역임한 엘리트 검사.
특유의 재담으로 인기가 높았던 그는 이종기(李宗基) 변호사로부터 받은 전별금 100만원을도서상품권으로 바꿔 여직원 등에게 나눠준 사실이 드러나 사표를 냈다.
그는 퇴임사에서 “사표를 낼 만큼 비리를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조직을 위해 벚꽃처럼 지겠다”고 밝혀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윤 검사장에 이어 지난 10월에는 임휘윤(任彙潤) 부산고검장이 이용호 게이트로 조직을 떠났다.
임 고검장은 윤 검사장과 함께 동기생 중 처음으로 고등검찰관에 승진하는 등 선두그룹을 이끌었으며 호남출신 중 30년 만에 서울지검장에 임명돼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임 고검장은 지난해 이씨 진정사건 처리과정에서 김태정(金泰政) 전 법무 장관의 전화변론을 받고 조카가 이씨 계열사에 취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분루를 삼켰다.
신 전 차관의 영욕사도 앞선 두 동기에 못지 않다.
97년 검사장 승진에 누락돼 서울고검 검사로 와신상담(臥薪嘗膽)했던 그는 현 정부 들어 대검 중수부장과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 차관으로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하지만 진승현 게이트 재수사는 끝내 그의 발목을 잡았고구속이 가혹하다는 검찰내 동정여론에도 불구, 결국 영어(囹圄)의 몸이 되고 말았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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