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붕괴에 따라 아프가니스탄을이끌 과도정부가 22일 공식 출범한다. 과도 정부는 앞으로 6개월 내 부족 원로회의인 로야 지르가(대부족 회의)가 소집돼 정부를 공식 승인할 때까지실질적인 통치권을 행사하며 전쟁과 내란으로 황폐해진 아프간의 재건에 나선다.20일 수도 카불에는 무기 소지 금지령과 함께 군인들의 병영 복귀 명령이 내려지고, 아프간 치안을 맡을 국제보안지원군(ISAF) 선발대 영국군 53명이 도착하는 등 과도 정부 출범에 대비한 조치들이 속속 취해지고 있다.
또 카불에는 이미 외교공관을 재개한 러시아와 연락사무소를 개설한 미국을 비롯 영국 이란 인도 프랑스 독일 터키 등8개국이 공관을 개설, 새 정부와 외교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다.
과도 정부의 출범은 아프간 국민들에게 종족간 정파간 갈등을 치유하고 새로운 민주제도를 실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우선 통치권의 불안은 언제든지 정정 혼란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독일 본 회의에서 온건파 파슈툰족 하미드 카르자이(46)를 수반으로 하는 내각 구성에 합의, 종족ㆍ정파간갈등을 봉합하기는 했으나 향후 통치 과정에서 갈등이 재연될 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또 신구 세력간의 권력 다툼과 북부 마자르-이-샤리프의 라시드도스탐, 서부 헤라트의 이스마일 칸 등 지역 사령관들의 독자 세력화도 안정을 위협하는 폭발력을 안고 있다.
피폐한 경제 재건과 각종 복구 사업에도어려운 과제가 산적해 있다. 세계은행 등 국제 기구들은 아프간 재건에 향후 5년간 최소 65억 달러, 많게는 250억 달러의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보고 있다.
재원 마련도 문제지만 외부로부터의 재정 지원은 내정 간섭을 용인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게다가 다국적 기업들이 북부의 석유, 가스채취와 아프간을 관통하는 석유 수송로 확보 등에 군침을 흘리고 있어 자칫 열강의 이권 다툼에 휘말릴 소지도 다분하다.
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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