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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올해의 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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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올해의 한자

입력
2001.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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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한자능력검정협회는 얼마 전올해의 한자로 '싸울 전(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일본 밖에서는 미국 테러 사태와 보복 전쟁이 일어났으며, 일본 내에서는 구조조정과 실업, 광우병 등으로 국민생활 자체가 '전쟁'이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 다음으로는 '미칠 광(狂)' '흐트러질 난(亂)' '두려울 공(恐)' '목숨 명(命)' 등이었다. 이 한자들을 보니 세상 일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 국민이건 비슷하게 느끼는 모양이다.

■협회는 매년 말 국민들을 대상으로 그 해를 상징하는 한자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드니 올림픽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남북한 정상 회담, 새로운 500엔 짜리 동전 발행 등으로 '쇠 금(金)'이 선정됐다.

1995년에는 고베 대지진영향으로 '진동할 진(震)', 96년에는 0-157 식중독균으로 '먹을 식(食)', 97년에는 대형 증권사 연속 도산으로 '쓰러질 도(倒)', 98년에는 독약 카레사건과 환경 호르몬으로'해로울 해(害)', 99년에는 세기 말과 경찰 오직 사건으로 '끝 말(末)'이 각각 선정됐었다.

■일본의 한 생명보험회사는 올해를 상징하는 창작 4자성어를 공모했다.

창작 4자성어는 기존의 것과 발음은 같지만 다른 한자를 사용해 현실을 풍자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를 대표하는 4자성어에는 테러로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진 것을 묘사한 '순화종탑(瞬禍終塔ㆍ춘하추동과 같은 발음)'이 뽑혔다.

미 보복공격은 '만국흉통(萬國胸痛ㆍ만국공통과 같은 발음)'으로 그려졌다.

일본 국내상황으로는 '심침퇴사(心沈退社ㆍ구조조정에 따른 명퇴자 속출)', '무근상태(無勤狀態ㆍ실업)' 등 불황과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올해의 한자를 고르면 어떤 자가 뽑힐까.

아마 '문(門)'이 선정되지 않을까. 그 무슨 '게이트'라는 대형 사건이 계속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인데, 게이트를 한자로 쓴 것이다.

한 해를 돌아보면 참으로 많은 문을 통과했다. 이 문은 도대체 몇 개나 더 있는 것인지, 잊어버릴만 하면 다시 등장한다.

또 창작 4자성어를 모집하면 어떤 내용이 주류를 이룰까.

나라 밖에서는 워낙 큰 일이 있었고, 안의 형편도 비슷해 일본과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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