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1887~1948)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4년 6월 미국 국무부로부터 일본에 대한 연구를 의뢰받았다.한 번도 일본을 가보지 않았던 학자는 도서관의 연구 자료와 주변 사람들의 경험에 의존해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다.
일본이라는 나라를 연구할수록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에 당혹스러워 하던 베네딕트는 바로 그 모순이 민족성의 본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본 일본인은 손에는 아름다운 국화를 들고 있지만, 허리에는 차가운 칼을 찬 사람이었다.
이 같은 분석이 담긴 보고서는 전쟁이 끝난 뒤 ‘국화와 칼’이라는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이후로도 수많은 일본 연구서가 쏟아졌지만, 베네딕트가 규정한 일본의 이중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논자를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국화와 칼’은 일본론의 고전으로 불린다. 국내에서도 여러 역자가 번역했지만, 1974년 김윤식 명지대 석좌교수와 오인석 서울대 교수가 공동번역한 ‘국화와 칼’(을유문화사 발행)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통쇄 62쇄를 찍었으며, 지금까지 20만 부가 팔렸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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