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심은 억압상황에서보다는 자유가 확대될때 증폭된다.그 폭발 정도가 매우 클 경우 자유의 존립근거인 체제와 질서를 파괴하기도 하지만, 이기심은 경쟁을 통해 창조와 효율을 증대시켜 발전의 동력이 되기도한다.
어쩌면 군사독재시대를 지나 문민및 국민의 정부시대에 나타난 우리 현실과 희망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기심은 역사의 발전과 퇴보의 동력으로서 인간행동의 중요한 동기이다.
그래서 수많은 철학자들이 이기심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 인간본성에 관한 성찰을 계속해 왔다.
토마스홉스(1588~1679)도 ‘리바이어던(삼성출판사발행)’을 통해 인간을 탐구한 대표적 정치사상가 이다.
‘리바이어던(Leviathan)’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수중괴물이나, 이책에서는‘국가’를 의미한다.
홉스가본 자연상태의 인간은‘대체로 평등하되 특정법률에 구속되지 않으면 살아남기 위해서 노력’하는 존재다.
그 결과 투쟁이 반드시 현재화하지는 않더라도, 인간사회는 잠재적인 갈등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개인의 입장에서는 자기이익을 일관되게 추구하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인간은 본질적으로 공격적 속성을 지니기 쉽기 때문이다.
도덕률은 이를 제어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며, 결국 현실사회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모습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홉스는 “이성이 감정이나 욕구를 좌우하지는 못하지만, 그것을 위해서 사용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네가 대우를 받고자 하면 남을 대우하라”는 황금률(黃金律)에 따라 이기적인 간들이 합리적 계약(국가)을 통해서 집합적 합리성을 추구한다는 계약설을 남겼다.
그러나 홉스는 혹독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첫째는 너무 경직된 결정론이라는 지적이다.
둘째로 홉스는 ‘자신에게 가장 큰 이익과 가장 적은 피해를 줄 것으로 여겨지는 선택을 합리적인 선택으로 간주’하였지만 이것은 제한된 합리성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홉스는 이 시대 인간상을 가장 잘 설명하고 이해한 철학자임에 틀림없다.
이 시대는 갈등폭발의 20세기를 거쳐 세계적인 경쟁과 번영의 시대를 뒷받침하는 신자유주의 시장사회가 아닌가.
출판된 지 450년이 지났지만 ‘리바이어던’이 풍기는 고전의 향기는 아직 진하다. 먼지가 가득 낀 고전을 다시 집어드는 맛은 언제나 즐겁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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