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변덕 플레이’로 지수가 춤추고 있다. 20일 서울 증시에서 종합지수는 17포인트 올라 4일만에 660선을 회복했고 코스닥지수도 2.25포인트상승해 70선에 다가섰다. 이날 급등은 ‘당분간 조정’전망을 내놓은 대다수 전문가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시장을 뒤흔든 주범은 외국인의 종잡을 수 없는 단기매매. 대신증권 신용규 연구원은 “주가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으로 규정하고, 기관들이 배당을 받을 목적으로 프로그램매수세를 유입시킨게 상승 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이날 시장 움직임은‘재료’보다는 외국인매매에 좌우됐다. 미국증시의 조정, 악화하는 아르헨티나 사태, 129엔대의 엔ㆍ달러 등 출발때의 재료는 나빴다.이에 따라 외국인은 개장 초 선물을 5,100계약 이상 매도해 500억원 이상의 프로그램 매도를 유발, 지수를 하락세로 몰아갔다. 그러나 오후들어 환매에 나서며 선물매도를 300계약까지 줄이자, 두 시간만에 프로그램매수가 1,000억원까지 늘며 지수는 탄력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18일에는장중 선물을 3,000계약 넘게 순매수해 반등을 주도하다 장 막판 48계약만 남기고 매도했다. 또 19일에는 순매수-순매도를 오가다 오후에 순매수를3,701계약으로 늘렸다. 이 때마다 종합지수는 급등락을 피하지 못했다.
피데스증권 정동희팀장은 “그날 그날외국인 매매에 따라 장이 움직여 지금은 전망이 불필요하다”며 ‘외국인 맘대로 장세’라고 했다. 선물시장의 외국인 세력은단기세력과 헤지펀드 또는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최근 장기 투자성격의 외국인들이 관망세로 돌아서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수상승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선물시장 교란으로 인해 전망은 낙관쪽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추격매수할 상황이 아니라는 의견은 지배적이다. 황준현 연구원은“하락이 멈춘것에 의미가 있다”고 했고, 신용규 연구원은 “크게 나쁜 것도 없지만, 연초 기대감이 이미 반영된 상황이라 전고점 돌파까지는 부정적이다”고 말했다.
신흥증권 이필호연구원은 “투기적인 외국인으로인해 시장의 질이 떨어지는게 문제”라며 “10조원대의 고객예탁금 덕분에 지수가 급락하진 않겠지만,670~680에서 고점을 찍고 조정에 다시 들어갈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리젠트증권 김경신 상무는 기술적 분석상종합지수 630이 지켜지면 690~700선까지 매물부담이 없어 추가반등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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