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강사 김글나라씨 '스키가 좋은 이유'양지리조트 스키학교 강사 김글나라(20ㆍ대학생)씨는 요즘 얼굴이 말이 아니다. 잠시만 서있어도 발을 동동 구르게 되는 눈 밭에서하루 10시간 넘게 추위와 싸우다 보니 아무리 무장을 해도 얼굴은 엉망이 되기 일쑤. 한창 미용에 관심이 높을 나이의 처녀라 속상할 법도 한데뜻밖에도 김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좋아하는 스키도 마음껏 탈 수 있어너무 좋다”며 활짝 웃었다.
“손님들이 아직 오지 않는 새벽에 밤새도록 모굴(눈이 뭉쳐져서 생긴 언덕)을 고르고 골라서 만들어 놓은 ‘처녀지’나 다름없는 슬로프를 내려오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어요. 아침에는 눈 상태가 워낙 좋아서 마치 얼음을 가르며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옵니다. 방향을 바꾸기 위해턴을 하는 순간마다 다리를 타고 전해지는 짜릿함이야말로 스키의 매력이죠.”
김씨가 스키를 처음으로 타본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머니 손을 잡고 우연히 찾아간 스키캠프 덕분이다. 어린 나이였지만 스키타는것을 유독 좋아했던 김씨는 이후 겨울철마다 가족을 졸라 스키장을 찾았고, 중학교 2학년 때 이미 최상급자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챌린지 코스에서멋진 자세로 S자를 그리며 슬로프를 내려오는 ‘프로’ 못지 않은 솜씨를 지니게 됐다.
‘얼음 공주’를 자처하는 스키 마니아 김씨가 꼽는 스키의 매력 3가지. 우선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드문 시원한설원속에서 펼쳐지는 자연 친화적인 레포츠라는 점. 그리고 어떤 보호장구에도 의존하지 않고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속도감. 마지막으로 웨데른(짧은시간에 연속적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슬로프를 내려오는 기술)같은 고난도 기술을 자신이 해냈을 때의 성취감 등이다.
물론 처음에는 자세가 불안해 자주 넘어지기 때문에 즐거움보다는 고통이 더 클 수도 있다. 더구나 스키 장비의 무게도 만만치 않아움직이는 것조차 고역일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안정적인 자세를 가다듬는 ‘고통의 시간’만 잘 견디고 조금씩 감각이 몸에 배면 누구라도 S자를 그리며 슬로프를 내려오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스키강사 경력 3년째의 김씨는 “처음부터 빨리 배우려고하면 마음만 조급해져 재미를 느낄 수 없죠. 여유를 갖고 오랜 시간동안 조금씩 배우겠다는 생각만 가지면 누구라도스키를 즐길 수 있다”고 충고했다. 김씨는이와 함께 “스키 솜씨가 조금 늘어서 재미를 느낄 때가 되면 절대로자만해서는 안된다. 긴장을 조금이라도 늦추면 생각지도 못한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0… 스키를 배우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멋진 자세로 슬로프를 내려오는 것부터 배울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 아무래도 초보자는자주 넘어지기 마련이다.
일단 ‘넘어지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 힘든 초보자가 스키장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충돌의 위험으로부터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안전하게 넘어지는 요령부터 알아야 한다.
넘어지는 법을 익혔으면 걸음마를 시작한다. 스키에서 걸음마란 앞으로 걷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걷는 것. 슬로프를 오르내리기 위해서필요하다.
걸음마가 끝나면 자신이 신고 있는 스키 플레이트 앞쪽을 모아서 A자로 만들며 정지하는 요령을 배운다.
사실 어느 정도 자세만 갖추면초보자도 금방 슬로프를 내려올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넘어지고 안전하게 정지하는 요령을 제대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같은 과정은 누구라도 하루 4시간만 배우면 할 수 있다. 하지만 파라렐(S자를 그리며 슬로프를 내려오는 기술), 웨데른 등 고난도기술은 최소한 2~3년은 스키장을 다녀야 몸에 익는다.
대부분의 스키장에선 스키강습이 마련되어 있다. 10명 이상은 5만원 안팎. 3~5명 소그룹강좌는 10만원 안팎, 1대1 개인교습은 20만원이 넘는다.
박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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