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고단한 이웃에게 희망을 준다는 취지는 오락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점이죠.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상업성이 짙어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러브 하우스’에 대해 시청자 송주영(32ㆍ서울 양천구 목동ㆍ주부)씨는 이렇게 평했다.
이 코너를 비평한 송씨의 ‘가난에 대한 올바른 대접’이 방송문화진흥회가 공모한 ‘2001 좋은 방송을 위한 시민의 비평상’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해 방송에 관심이 많았다는 송씨는 “미국에 5년간 살다가 1999년 돌아와서 접한 우리 방송은 예전보다 훨씬 폭력적이고 선정적이었다”며 “그러나 미국 방송에 비하면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올해 MBC 모니터 요원으로 활동한 것도 그런 기대 때문이다.
송씨는 비평에서 “TV, 특히 쇼ㆍ오락 프로그램에서 푸대접받던 가난을 카메라 앞에 발가벗겨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러브하우스’는 형식과 내용에서 성공했지만 가난을 전달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평 응모를 위해 모니터했던 10월보다 이 코너의 협찬사가 많이 늘어난 것도 상업적인 의도가 더해지는 것 같아 아쉬운 부분이라고 한다.
요즘 이 코너의 협찬사는 거의 20곳에 이른다.
송씨는 “제작자가 시청자를 감동시키기 위해 출연자의 행동을 통제하고 물질적 보상(집 수리)을 조건으로 출연자의 프라이버시를 거리낌 없이 노출시키고있다”고 비판했다.
‘러브 하우스’에 대한 송씨의 바람은 “물질적 혜택을 줌으로써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라”는 것이다.
방송을 통해 도움을 받은 출연자와 상당수 시청자는 감동을 받을 지 모르지만 비슷한 처지의 누군가는 또 다시 소외를 느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러브 하우스’. 송주영씨는 가난을 좀더 진지하게 배려하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희망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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