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이 기업으로 가지않고 가계로 몰리면서 3ㆍ4분기 개인의 금융자산 운용 규모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또 기업 등에 대한 자금공급이 줄면서 금융권 내에 떠돌고 있는자금이 50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3ㆍ4분기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중개인들은 주택매매 및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주택자금 수요 증가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확대 노력 등에 힘입어 금융기관 차입이 전분기보다 7조원 늘어난 2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차입은 소비성 지출 보다는 다시 대부분 주택매매 및 임대 등과 관련된 여유자금 증가로 이어져 개인 부문의 금융자산은 전분기보다 6조1,668억원이 늘어난(35.4%) 23조6,000억원에 달했다. 개인 금융자산은 예금은행의 저축성예금(9조원)과 상호신용금고 등 서민금융 저축기관 예치금으로 흡수되거나 투신사 수익증권(5조원)등 유가증권 투자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기업은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설비투자를 줄인 가운데 주식 발행 부진, 비은행금융기관 차입금 상환 등으로 자금조달이 10조4,000억원에 그쳐 전분기(11조8,000억원)보다 줄었다.
정정호(鄭政鎬)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개인 금융자산 운용규모가 크게 는 것은 그만큼 개인의 투자 여력이 비축됐다고 볼 수 있다”며 “4ㆍ4분기 들어 개인 금융자산의 상당액이 주식 등으로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 국장은 이어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문제지만 부채가 느는 만큼 자산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9월 말 현재 개인 금융자산잔액은 844조2,000억원으로 부채잔액의 2.52배였다.
한편, 같은 기간 금융기관의 자산운용규모 83조2,000억원 가운데 대출, 유가증권 매입 등을 통한 자금 공급규모 31조9,000억원을 제외한 51조3,000억원은 금융권내에서만 머문 것으로 추정돼 부동(浮動)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장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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