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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붇은 투자심리

입력
2001.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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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반도체가 또다시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하이닉스-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전략적 제휴 무산 가능성으로 시장분위기는 이틀째 착 가라앉았다. 연말장세를 기대하며 지난10일 이후 1조원 이상 순매수한 개인은 주식을 처분하며 시장을 떠나고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 기대감은 아직 유효하다”며 “마이크론과 도시바의 협상은 업계 구조조정의 가속화로 D램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하이닉스 여파

전문가들은 “마이크론이 시장점유율 30%대인 삼성전자에 맞서기 위해선 도시바 외에 시장점유율이 18%인 하이닉스가 필요하다”며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양측도 협상지속을 밝히고 있어 ‘협상 결렬’단정은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하이닉스 주가의 부담이 커졌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협상내용도 마이크론의 하이닉스 라인에 대한 전면 인수가 아닌 미국 공장 등 일부 인수가 유력시된다.

한국투신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마이크론의 현금이 많지 않아 협상강도는 낮아지고, 기대감으로 오른 주가도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대신증권 진영훈 연구원은 “협상이 결렬돼도 인피니온 삼성전자 중국기업 등의 협상자가 남아 있다”며 지나친 부정론을 경계했다.

최악의 경우 출자전환을 통한 부채탕감과 내년 경기회복기에 일부라인 매각 등의 방법도 남아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수혜

하이닉스 문제와 별도로 마이크론의 도시바 D램 인수는 업계 구조조정의 본격화란 측면에서 호재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원은 “미쯔비시전기나 인피니온 등은 사업포기나 합병을 강요받는 형국”이라며 추가적인 산업재편을 예상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도시바의 퇴출로 시장지배력 상승과 구매선 추가확보 등이 가능한 만큼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비수기인 이 달에 고정거래선과의 가격인상이 두 차례 이뤄졌고 현물 D램가격도 안정된 모습이다.

현대증권 우동제 연구원은 “마이크론-도시바 협상은 업계 구조조정을 가속화해 삼성전자는 매우 긍정적이며 하이닉스도 업황개선 기대감을 얻게 돼 중립적”이라고 총평했다.

■개인 매도로 대중주 하락

그러나 투자심리의 냉각에 따른 개인들의 철시로 19일 대중주와 코스닥은 급락했다.

증권ㆍ건설주와 개인선호 중소형주가 동반하락했고, 한때 투매가 나온 코스닥은 매물대 90%가 놓인 지수 68~70선을 뚫고 내려와 기간조정에 들어갔다. 하이닉스 주가는 2,000원선을 지켰지만 앞으로 출자전환 이후 감자 불가피론까지 거론되며 출렁이고 있다.

피데스증권 정동희 팀장은 “그동안의 랠리가 하이닉스 구조조정의 방향이 잡힌 뒤 이뤄진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키움닷컴 증권 정선호 팀장은 “하이닉스 쇼크는 비록 단기변수이나 이로 인해 구조조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이 문제”라며 “시장의 한축인 개인의 투자심리가 무너진 만큼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 매매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고 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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