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기간과 연봉. 자유계약선수(FA) 박찬호(28)의 계약을 지연시키는 2가지 걸림돌이다.우선 LA 다저스는 7년 이상 장기계약을 원하는 박찬호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댄 에번스 다저스 단장은 19일(한국시간) LA 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계약 기간이 4년 이상을넘지 않길 원한다”고 밝혔다.
박찬호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최근 꺼내 든 협상카드인 7년 동안 1억500만달러(평균연봉 1,500만달러)에 대한 완곡한 거부 의사인 셈이다. 다저스로서는 제2선발 박찬호를 에이스 케빈 브라운과 동급으로 대우하는 데 아무래도 부담감을 느끼는 눈치다.
대신 다저스는 얼어붙은 FA시장에서는 비교적 높은 가격대인 4년 동안 5,600만달러(평균연봉 1,400만달러)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박찬호가 다저스와의 협상 테이블을 걷어차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동부 명문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가 사실상 영입의사를 포기했고 텍사스 레인저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도 약속이나 한 듯“너무 비싸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의 한 지역 신문은 이날 ‘레인저스는 애런실리(시애틀 매리너스), 데이브 버바(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페드로 아스타시오(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비교적 값이싼 FA선수 영입에 더 관심이 많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시즌 10승 이상을 챙기면서도 연봉은 500만~1,000만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 당연히 박찬호는 그 다음 순위라는 의미다. 결국 박찬호는 시장 여건상 내년에도 다저스 유니폼을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몰렸다.
이런 가운데 박찬호는 예정보다 하루 빠른 18일 보라스와 만나 연봉협상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는 “어디에서, 어떤 내용을 나눴는지 밝힐 수 없다”라고말했다. 아무튼 박찬호로서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연휴 때도 수화기에서 손을 뗄 수 없는 처지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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