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12월20일 미국의 소설가 존 스타인벡이 66세로 작고했다.스타인벡은 캘리포니아주 설리너스 출신이다. 그는 제1차세계 대전 뒤 미국 문단의주역으로 떠오른 ‘잃어버린 세대’의 허무와 절망을 떨치고 1930년대를 풍미한 사회적 리얼리즘의 대표적 작가다.
문필가가 되기 전 스타인벡의 생계가 주로 막노동으로 꾸려졌던 만큼그가 자신의 작품에 불어넣은 강렬한 사회의식은 자연스럽기도 했다. 그 사회의식을 대표하는 작품이 1939년에 발표돼 이듬해 작가에게 퓰리처상을안긴 ‘분노의 포도’다.
‘분노의 포도’는 미국 농업노동자의 비참한 삶을 구약성서 ‘출애굽기’의 구성에 담아 묘사하고 있다.
소설의 배경은1930년대 텍사스에서 미국-캐나다 국경에 이르는 대평원이다. 대자본의 농업기계화와 모래바람으로 경작지를 잃은 오클라호마의 농민 조드 일가는 고물 자동차에 가재도구를 싣고 기름진 토지를 찾아 캘리포니아로 이주한다.
자유와풍요를 찾아 그 곳에 정착한 이들 일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러나 착취와 질병과 기아였다.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사별한다. 온갖 고난을 겪은뒤 조드의 아들 톰은 파업에 가담해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어머니는 이런 노동쟁의를 통해서 사회의식을 얻고 굳세게 살아갈 의지를 다진다. 이 소설은출판되자마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1940년에 포드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로 만들어진 스타인벡의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엘리아 카잔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제임스 딘이 주연한 ‘에덴의 동쪽’일 것이다.
역시 구약성서에서 영감을 얻은 이 소설은 작자의 고향인 캘리포니아주 설리너스 계곡을 무대로 아이슬란드에서 이민온 해밀턴 일가와 트라스크 일가의 몇 대에 걸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종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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