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노베이션 대상 수상업체 선정은 미국 상무부가 마련한 첨단 기술개발 기업 지원프로그램인 SBIR에서 제시한 평가법에다, 하버드 경영대학원(HBS)이 기업평가 도구로 개발한 ‘BSC(BusinessScore Card)’ 와 OECD의 기술개발 표준 방안인 ‘OSLO’매뉴얼을 조합해 만든 심사지표에 따랐다.이에 따르면 평가항목은 기술, 경영, 제품, 투자, 안정성 등 총 5개로 구성됐다. 기술의 경우 전문성, 경쟁력, 생산성, 지적재산권 소유 여부가 주요 평가 기준이며 경영은 일반경영, 지식경영, CEO 자질 등으로 나뉜다.
투자는 기술개발, 마케팅 등 전통적으로중시되는 평가요소 외에도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여부도 중시했다. 안정성은 품질인증, 자격면허 외에 보안에 얼마나 신경 쓰는지 여부에 가중치를 뒀다.
심사는 우선 심사후보 기업군을 선정한후, 서류심사와 기업실사 등 3차례에 걸친 엄정한 평가를 거쳐 최종 포상 추천대상자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차 심사는 해당 기업들이 제출한 증빙서류를 근거로 진행했으며 총점 600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부여했다.
2차 심사는 서류심사에서 판단이 불가능한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 기술에 대해 중점적으로 평가했으며 1차 심사에서 추가심사가 필요하다고 심사 위원들이 판단한 내용도 다시 검토해 총점 400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
최종 선정은 1차와 2차 평가결과의평점을 종합해, 각 시상 분야별 할당량을 참고해 39개 업체를 선정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임선배(林善培)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계시장에서도통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 가운데, 마케팅 등 시장공략과 더불어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잠재 가능성을 키우고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선정했다”고 말했다.
황종덕기자
lastrada@hk.co.kr
▼심사평▼
■ 신산업 부문/높은 기술력 불구 완성도는 떨어져
생명기술(BT), 미세기술(NT), 환경기술(ET)이 중심이 된 신산업 분야는 지식기반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해야 하는 우리나라가 집중 육성해야 할 분야다.
선진국의 경우도 신산업 분야가 창출할 유관분야의 경제성 때문에 제도, 금융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국내도 업계의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관계기관의 육성책이 시급하다.
하지만 디지털이노베이션 심사과정을통해 살펴 본 국내 신산업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면서도 완성도가 떨어져 아쉬웠다. 따라서 연구개발 능력 뿐 아니라 제품의 독창성과 완성도에 가중치를 두고 선정했다.
환경기술 분야에서는 새로운 합금기술을 이용해 핵심 반도체 재료인 리드프레임을 전면도급하는 방법을 독창적으로 개발한 ㈜아큐텍반도체기술이 돋보였다.
이 기술은 납사용을 배제하면서도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환경 친화성 뿐 아니라 경제성에서도 높은 배점을 받았다.
미세기술 분야에서는 ㈜은성코퍼레이션과 ㈜에스엠 아로마가 눈에 띄었다. 은성코퍼레이션은 물이나 땀의 흡수와 배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특수 섬유 가공법의 독특함이 심사위원들에게 호평받았다.
금속분말을 특수 가공해 다공성 금속재료를 만든 후 향료를 침투시켜 향기나는 금속을 생산한 에스엠 아로마도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기술로 판단된다.
국내 생명기술 분야는 아직 시작단계여서 세계시장에 선뜻 통할 만한 기술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어려운 환경에서도 기술의 상품화에 힘쓰고 있는 업체들이 많았다.
이 가운데 자궁경부암과 관련된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DNA칩을 개발한 ㈜바이오매드랩이 가장 돋보였다.
/유경희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연구원
■소프트웨어·콘텐츠 부문/100% 국산기술·편의성에 높은 평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종합대상을 받은 윈스테크넷은 100% 국산기술로 개발된 침입탐지시스템 소프트웨어인 ‘스나이퍼’로 호평받는 업체다. 이 제품은 600Mbps이상의 초고속 네트워크 속도에서도 정확하게 작동하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e-메일감시, 유해사이트 차단, 외부에서 스나이퍼 동작을 탐지할 수 있는 Stealth 기능을 부가했다.
때문에 국가정보원이 주는 보안성 승인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획득했으며, 국방부, 국정원, 행자부 등 정부부처의 솔루션으로 채택된 점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높게 평가됐다.
대상 수상 업체인 이스트소프트는 다양한 PC용 유틸리티 제품과 채팅 솔루션, 메신저 프로그램 등 개인 사용자에게 이름 높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특히 압축프로그램인 알집 유틸리티는다른 압축프로그램에 비해 많은 파일 포맷을 지원해 가장 대중화돼 있다.
아케이드 게임기 개발업체인 ㈜지씨텍은 국내 온라인 게임에 비해 세계적으로 덜 알려진 국내 아케이드 게임의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낚시 게임이 미국 컴덱스 쇼에서 호평을 받을 만큼 기술의 우수성, 독창성이 세계 수준이어서 대상에 선정됐다.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인 ㈜동우애니메이션도 국내 최고 수준의 질을 보유해 소니, 워너브러더스 등 글로벌 애니메이션 업체들로부터 다수의 납품을 따낸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아 대상을 받게 됐다.
최우수상을 받은 디지털 콘텐츠 보호솔루션업체인 ㈜파수닷컴과 컨텐츠 저작도구 업체인 ㈜파사시스는 해외 시장에 통할 만한 기술경쟁력 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사용방법의 편의성을 높인 부분이 돋보였다.
/김영균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원
■통신기술·서비스 부문 / 독창적 제품 다수 점수차 크지 않아
통신기술이나 관련 서비스 분야의 23개 심사대상 업체들은 제각각 독창적인 기술과 독특한 제품으로 심사를 어렵게 해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등 각 급간 점수차가 크지 않았다.
종합대상을 차지한 디지털 방송장비솔루션 업체인 알티캐스트는 국제 표준화기구에 부지런히 참석하고 있는 연구중심회사라는 점이 호평 받았다.
특히 자금력과 인력부족으로 해외시장 동향및 정보를 얻기 힘든 벤처로서 꾸준히 표준화기구에서 제기되는 이슈를 주시한 점이 높은 평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수년 후 세계적으로 큰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는 디지털 방송장비 시스템의 핵심PC를 개발해 세계시장에서도 비교우위를 갖췄다.
대상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네오웨이브, 현대시스콤, 서울통신기술 등 3개 업체에게 돌아갔다. 이 가운데 네오웨이브는 임직원 모두 기술력, 국제감각이 뛰어나 급변하는 IT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술상의 기동력이 눈에 띄었다.
이동통신 기지국 장비업체인 현대시스콤은 독점기술을 여럿 보유해, 잠재 가능성이 뛰어났다. 홈 네트워크업체인 서울통신기술은 제품의 안정성이 뛰어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우수상 업체인 엠텍정보통신은 위치정보전문업체로서 성장성이 두드러졌다. 우수상을 수상한 미래아이티에스도 고속도로 자동 요금징수기를 포함, 각종 시스템 단말기 등 제품 생산이 주력이면서도 연구소를 회사의 중심으로 두고 운영하는 거시적 안목이 돋보였다.
또 다른 우수상 수상 업체인 삼우통신기업은 중견 네트워크 장비업체로서 탄탄한 수익기반이 높게 평가 받았지만 향후 사업방향이 다소 불투명하다는 점이 개선사항으로 지적됐다.
/전주환 한국과학기술원 전자전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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