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전ㆍ현 계열사들이 ‘집값’을 놓고 잇따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서울지법 민사합의16부(하광호ㆍ河光鎬 부장판사)는 18일 금강산 관광 침체로 어려움을 겪어 온 현대상선이 “임대료를 제 때 내지 못하고 있으니 방을 빼달라”며 같은 계열사였다가 법정관리 중인 고려산업개발을 상대로 낸 건물명도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고려산업개발측이 다른 건물로 옮겨가 소송 취하가 예상됐으나, 고려산업개발이 그동안의 소송비용을 부담할 수 없다고 버티는 바람에 판결선고까지 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고려산업개발이 임대료를 내지 않아 소송이 야기됐다”며 이례적으로 소송비용을 승소한 고려산업개발측에 부담시켰다.
현대 계열사였으나 1999년 계열분리된 현대산업개발도 최근 “계약기간이 끝났는데도 임대차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며 같은 계열사였다가 유동성 위기를 겪던 중 8월 계열에서 떨어져나온 하이닉스반도체를 상대로 24억여원의 보증금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현대산업개발은 소장에서 “하이닉스반도체가 신축한 건물을 98년부터 5월까지 임대키로 하고 임대차 보증금 전액을 지급했지만 99년 초부터 사정이 생겨 사무실을 반환하고 수 차례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했으나 계약 만료후에도 보증금을 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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