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명정보대 도서관에 들어서면 진기한 풍경이 눈에 띈다. 학생들이 노트북을 들고 걸어가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며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쓰리콤 사무실도 마찬가지. 직원들이 사무실, 회의실, 계단 등에서 노트북을 펼쳐들고 인터넷을 이용한다. 바로 무선랜(LAN, 근거리통신망) 덕분이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무선랜 바람은 이제 첨단 사무실의 상징처럼 떠오르고 있다. 과거의 랜은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케이블로 시작됐다.
랜선은 사내의 모든 컴퓨터를 연결, 인터넷 및 전산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혈관같은 기능을 하지만 사무실 환경을 볼썽 사납게 만드는 거추장스러운 존재이기도 하다.
선과 장비가 늘어날수록 비용부담도 증가하고 선이 연결된 컴퓨터만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 제약도 많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1999년에 등장한 것이 무선랜이다. 무선랜은말 그대로 선이 필요 없는 네트워크이다.
휴대폰처럼 이용자들이 노트북만 들고 다니면 건물 내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이동하면서 접속할 수 있고 공간적 제약도 없어 지난해부터 병원, 학교, 사무실, 관공서 위주로 보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통신업체들도 앞다퉈 무선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무선모뎀과 노트북,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이용하는 무선랜 서비스는 이론상 최고 11Mbps의 속도로 통신이 가능하다.
한국통신은 연말까지 무선랜 서비스를 웨스틴조선, 리츠칼튼 등 10개 호텔과 강원대, 이화여대를 포함한 10개 대학 등 전국 27개 장소에서 시범 실시하고 내년에는 전국 1만여 개 지역에서 상용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네스팟’(Nespot)으로 명명된 이 서비스는 무선랜 카드가 장착된 노트북 PC나 PDA 등으로 호텔, 전시장, 캠퍼스 등에 설치된 무선랜 접속장치와 교신, 최고 11Mbps의 속도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월드컵대회 기간에는 외국인에게도 관련장비를 대여해줄 계획이다.
데이콤은 9월부터 서울 신촌 지역 카페 11곳에 무선랜 접속장치를 설치, ‘에어랜’(AirLAN)이란 이름으로 무선랜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나로통신도 서울 매리어트호텔을 중심으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호텔내 주요 연회장을 비롯한 컨벤션센터, 커피숍, 식당 등에서 투숙객들은 무선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요금은 분당 600원선.
무선랜 서비스의 확대로 관련장비업체들도 호황을 맞고 있다. 선두 기업인 쓰리콤과 시스코를 비롯해 삼성전자, 컴팩컴퓨터 등이 중계기, 무선랜카드로 구성된 무선랜 장비를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쓰리콤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무선랜의 수요가 계속 늘고 있으며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도 확대되는 추세”라며 “국내 네트워크 시장의 50% 이상이 무선랜으로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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