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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陳불길' 어디까지 번지나…김대통령의 아들까지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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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陳불길' 어디까지 번지나…김대통령의 아들까지 거론

입력
2001.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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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승현(陳承鉉) MCI코리아 부회장의 로비스트로 구속된 최택곤(崔澤坤) 민주당 교육특위 부위원장이 최근 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부이사장을 찾아가 자신에 대한 구명로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진 게이트’의 불길이 급기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가족에게도 번지고 있다.이는 김 대통령의 장남인 김홍일(金弘一) 의원에 대한 진씨의 총선자금 제공시도와 최씨의 검찰간부 돈봉투 제공 의혹에 이어 또다시 불거진 대통령 아들에 대한 구명로비 시도여서 파문은 정권 핵심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씨는 진 게이트와 관련,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지난 10일 뉴질랜드로 출국을 시도하기 직전 아태재단을 방문, 김씨를 만나 “검찰이 나를 수사하고 있는데 무슨 일이 생기면 잘 봐달라”고 구명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와 김씨와의 관계는 수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씨는 수년전 한 행사장에서 대통령의 차남인 김씨를 만나 자신을 권노갑(權魯甲) 전 의원의 특보라고 소개하며 접근했다.

특히 최씨는 김씨가 같은 ROTC 출신이라는 점을 이용, ROTC조직 및 행사를 통해 자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후 서울 강남에 있는 김씨의 사무실로 빈번히 찾아가 “나라와 당을 위해 일한 아버지가 직장도 없이 고생한다”는 자신의 아들의 편지를 김씨에게 보여주는가 하면 자신의 친구들까지 소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최씨가 권 전 의원 등의 측근행세를 하면서 김씨에게 의도적으로 접근, 자신이나 주변인들의 민원을 청탁하는 창구로 이용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김씨는 “최씨가 ‘검찰이 죄도 없는 나를 진씨 사건의 희생양으로 삼으려한다’고 호소해 떳떳하게 검찰 조사를 받으라고 했으며 이전에도 최씨의 부탁을 들어줄 위치가 아니었다”며 로비연루 의혹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최씨가 대통령의 차남인 김씨의 이름을 팔아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각종 이권청탁에 개입하려 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그러나 김씨가 최씨를 통해 각종 청탁사건에 직ㆍ간접 연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의외의 사실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

한편 김홍일(金弘一) 의원과 관련한 각종 로비의혹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미 정성홍(丁聖弘) 전 국가정보원 과장이 지난해 4.13 총선 직전 진씨를 데리고 김 의원을 만나 선거자금 제공을 시도한 사실이 밝혀졌고 최근에는 최씨가 김 의원 명의로 된 돈봉투를 법무부와 검찰 간부들에게 돌리고 다녔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김 의원과 김 부이사장이 자신들과 관련한 의혹을 대부분 부인하는 점에 비춰 볼때 진씨측 로비스트인 정 전 과장과 최씨 등에게 이용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들이 대통령의 아들로서 권력의 정점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검찰수사 과정에서 단순히 부풀려진 의혹 이상의 로비실체가 드러날 수도 있어 언제 메가톤급 핵폭풍이 불어 닥칠 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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