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 형사2부(신만성ㆍ愼滿晟 부장검사)는 17일 민주당 길승흠(吉昇欽ㆍ64ㆍ15대 의원) 21세기국정자문위원장이 지난해 종합병원 영안실 사업권을 둘러싼 업자의 청탁을 받고 4,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확인, 길 전 의원에게 내주 중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검찰에 따르면 길 전 의원은 15대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1999년 9월 건설ㆍ장례업을 하는 최모(구속)씨로부터 “경기 지역의 B대학병원 등의 영안실 운영권을 낙찰받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 지난해 1월 중간 브로커 송모씨를 통해 사례비 명목으로 4,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최씨가 “길 전 의원에게 국립의료원 영안실 운영권을 낙찰받도록 부탁했다”며 진술을 함에 따라 관계 공무원에 대한 외압 여부도 조사한 뒤 불법혐의가 확인될 경우 신병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길 전 의원은 “최씨의 부탁을 성사시키지는 못했으나 최씨가 지난해 1월 송씨를 통해 정치후원금 2,000만원을 보내왔다”며 “최씨가 송씨에게 건넨 5,000만원 중 후원금 이외에 2,000만원을 송씨에게 빌려쓴 뒤 지난해 11월 1,000만원을 갚았다”고 해명했다.
길 전 의원은 또 “최씨가 부탁해 온 병원은 국립병원이 아닌 민간병원”이라며 “때문에 공무원에 대한 청탁이나 압력 등이 있었을 수 없으므로 죄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길 전 의원은 이날 오전 한광옥(韓光玉) 민주당 대표에게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당직을 내놓은 뒤 당당하게 검찰 수사를 받겠다”며 당 공식서열 2번째인 21세기국정자문위원장직에 대해 사의를 표명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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