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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1년사이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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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1년사이 미국

입력
2001.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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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대한 9ㆍ11테러 공격으로 시작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나간다.구 정권은 완전히 붕괴되고 반군이 나선 새 정부출범과정이 진행 중이다. 최종목표인 오사마 빈라덴만이 남았다.

테러 이후 3개월, 전쟁개시 이후 2개월 여 동안전 세계는 미국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을 고정시켜야 했다.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이주변의 연합, 협력관계, 전쟁으로 파생된 참상을 설명하는 뉴스들이 지면과 화면을 가득 메웠다.

신종 테러공격과 신종 전쟁을 겪어야 했던 시기이고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 와중에 시야에서 멀어지고 묻혀버려 합당한 관심과 대접을 받지 못했던 일들,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해를 보내면서 되돌아 보면 세계가 미국에 시선을 빼앗겼던 것은 지난 3개월 동안만은 아니었다.

조지 W 부시 정권이 들어선 1월부터, 그러니까 올한 해는 일년내내 미국이 쏟아낸 뉴스들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음을 다시 알게 된다.

테러의 참극으로 위로와 동정을 받기 전까지 미국은 국제무대를 놀라게 한 파행적 정책, 말과 행동들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세계를 논란에 몰아 넣었다.

새삼 나열하면 기후협약에 관한 교토의정서의 일방 탈퇴, 국제형사재판소 반대, 생물무기협정 거부 등이 그것들 이다.

이전정권 때 일이지만 공화당 주도의 의회가 부결시킨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도 같은 범주에 해당한다.

이 모두가 국제사회의 다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국익지상주의의 일방적 정책태도였다.

무엇보다도 미사일방어(MD)체제와 탄도탄 요격미사일(ABM)협정 탈퇴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의 정점에 자리잡고 있었다.

테러는 일거에 일방적 외교를 바꾸어놓았다. 국민국가가 아닌, 테러조직을 상대로 해야하는 전쟁에 국제협조는 필수과제로 떠올랐고, 미국은 이를 신속하게, 성공적으로 실행했다.

그리고 미국은 전쟁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아프간전쟁 이후의 대테러전쟁에서도 국제협력과 연대는필수적이다.

테러사건 이후 세계가 변했다고들 했다. 경쟁과 적대 상대들이 협력관계로 달라지면서 생겨난 새국제질서를 두고 한말이었다.

테러 직후미국이 전 세계미군에 내린 최고군사경계 조치에 대해 러시아가 처음으로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사실을 냉전체제의 진정한 종식을 실감했던 일화로 해석한 전문가들도 있었다.

그리고 며칠전 미국의 ABM 탈퇴선언이 나왔다. 정상적 정세였다면 그것은 폭탄선언이 될 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당사자인 러시아는 적대적이지 않았고, 극구 반대세력이었던 중국은 신중했으며 유럽쪽도 차분했다.

정말 테러로 국제사회는 재편된 듯하다. 미국의 MD계획자체가 갖고 있는 문제들은 여전하다.

앞으로 사정이 달라질 때 러시아의 계산은 따로 있을 것이라는 분석들도 별도로 나온다. 또 전통적으로 세력균형에 익숙한 유럽은 조약의 해석에 보수적성향을 보여왔다는 속심리가 여전히 지켜봐야 할 대목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어쨌든 부시정부의 최대 '숙원사업'인 MD강행과 ABM탈퇴는 현실화했다.

지나고 보니 미국은 지금 일방주의의 전성기에 올라 있는 모양새다. '미국을 위한 미국'에 부시 대통령은 한껏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재용 국제부장

jae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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