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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노하우 / 어린이 도서연구회원 김은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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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노하우 / 어린이 도서연구회원 김은정씨

입력
2001.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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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기억할지 모르겠어요. 어렸을적 엄마와 살을 부비면서 함께 책을 읽었던 것을요.”요즘 부모들은 ‘전투적’으로 자녀에게 책읽기를 강요한다.

창의성을 기르거나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등의 책의 효용적 가치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태교 동화도 나올 정도로, 책을 읽어야한다는 압박감에 사로잡혀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원이자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은경(33ㆍ경기 성남시 야탑동)씨는 어린이 책읽기에 관한 한 ‘열혈엄마’다.

한 달에 책을 구입하는데 적어도 10만 원 이상을 쓴다. 결혼 전 TV어린이프로그램 구성작가로 활동했고, 어린이책 홍보를 한 적도 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골라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첫째 정영현(8ㆍ상탑초등3)군이 다섯 살 때 어린이도서연구회를 찾았다.

김씨는 “책으로 지식을 얻을 수 있는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어릴 때는 책과 친밀감을 느끼게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두 아이, 영현과 영원(6)은 책벌레는 아니다. 단지 책을 좋아한다. 동생 영원이 부모의 관심을 독차지했을 때 영현이는 책으로 욕구불만을 풀었다.

영현이가 세 살 때. 김씨에게 일본 작가 고미타로의 그림책을 들고 와 읽어달라고 했다. 김씨는 설거지도 미루고 그 자리에서 스무 번도 더 읽어주었다.

“책을 함께 읽으면서 엄마를 독점할 시간을 스스로 찾아냈죠.” 영원이는 고집이 세다. 김씨는 영원이와 함께 책을 읽을 때는 일부러 주인공을 심하게 야단친다.

영현이가 본격적으로 책읽기를 시작한것은 두 돌이 지나면서다. 책을 읽기 전에는 만지작거리거나 방바닥에 늘어놓고 놀았다.

김씨는 영현이를 무릎에 앉혀 감싸안은 듯한 자세로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영원이도 같이 옆에 앉혔다.

잠자리에서도 습관처럼 그림책을 서너 권씩 읽어준다. 아이들이 한글을 깨친 다음에도 김씨는 혼자 책을 읽게내버려두지 않고 같이 읽었다.

김씨는 “글자를 아는 것과 문장과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붙이게 하려면 엄마가 그림책을 읽어줄 때도 감정을 넣어서 연기하는 것처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요즘 영현이는 혼자서 책을 읽는다.“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면 아이 혼자서 끝까지 책을 읽는 끈기를 길러주어야 한다.”

김씨는 또래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올 여름방학을 영현이가 혼자책 읽는 버릇을 들이는 시기로 잡았다.

달력에 혼자서 책 한 권을 끝까지 읽을 때마다 스티커를 붙여주고 다섯 장이 모이면 용돈 1,000원을 주었다.

김씨는 “책을 읽는 것을 조건으로 용돈을 주는 게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고 생각하지만, 일단 혼자 끈기있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데는 성공했다.

또래처럼 영현이도 TV를 보고 컴퓨터게임도 하지만, 김씨의 집 거실에는 TV가 없다. TV는 안방에서만 보고, 거실이나 아이들 방에는 좀 지저분하다 싶을 정도로 책을 늘어놓았다.

영현이와 영원이가 읽을 만한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꽂았다. “심심할지도 모르는데, 책 한 권 갖고 가자”며 아이들과 외출할 때도 꼭 책을 챙겨간다.

영현이는 TV애니메이션캐릭터가 나오는 오락적인 책을, 영원이는 동물이 나오는 그림책을 좋아한다.

김씨는 주제를 가리지 않고 책을 골라준다. 처음 책읽기를 시작할 때는 그림이 많고 줄거리가 간단한 옛날이야기나 창작동화를 주로 읽었다.

영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에 역사물이나 과학책 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단행본 위주로, 먼저 김씨가 간단하게 살펴보고 구입한다.

명작동화를 만화로 간추린 형태의 전집은 한 번도 사준 적이 없다.

자녀의 책을 골라주려면 부모가 더 부지런해야 한다. 어린이책전문서점은 아이들에게 권할 만한 책을 걸러놓기 때문에 대형 서점보다 더 큰 도움이 된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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