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상으로 경기 회복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체감회복은 아직 이르다.’통계청이 17일 발표한 11월 소비자소비전망조사를 보면 9ㆍ11 미국 테러사태후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꿈틀거리면서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청신호를 켜주고 있다.
이번 조사의 가장 큰 특징은 6개월후의 경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100에 근접하는 96.7을 기록, 지난 10월 92.9에 이어 2개월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4~5월 수준으로 올라선점.
특히 6개월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와 생활형편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도 83.6으로 전달의 79.0에 비해 급상승한것도 눈에 띈다.
이중 경기에 대한 기대는 93.3으로 전월(81.6)보다 큰 폭으로 올라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대폭 감소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계생활 및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도 지난 10월이후 주가상승랠리에 따른 ‘부의 효과(Wealthy effect)’에 힘입어 상승했다.
미국 테러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9월 올들어 최저점을 기록했던 소비자기대지수및 평가지수가 바닥을 다지며 상승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항상 보수적으로 경기를 내다보는 업계의 경기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전경련이 최근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101.3을 기록, 5개월만에 100을 회복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표들을 보고 본격적인 소비 및 경기회복으로 연결짓기에는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丁文建)전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여전히 기준점인 100이하에 머물러 있어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면서 “소비심리가 수면아래에서 살아나고 있지만, 피부로 느끼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도 거품소비의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백화점 매출은 지난 9월 12.2%(전년동월비), 10월 4.3%씩 증가한 반면, 재래시장의 매출은 9월(마이너스 9.6%), 10월(마이너스5.2%)씩 감소세를 보였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五文錫)연구위원은 “미국경기가 여전히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수출 및 투자등 실물경제도 부진한 점을 감안할 때 경기 및 소비의 급반등은 시기상조”라며 “아랫목(고소득층)만 따뜻한 현재의 소비심리가 윗목(저소득층)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고용확대 및 저금리 기조유지,물가안정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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