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7일 ‘진승현 게이트’파문이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다 길승흠(吉昇欽) 국정자문위원장의 수뢰의혹까지 터져 나오자 한층 침통한 분위기로 빠져 들었다.그러나 이 같은 위기감 속에서도 여권 내에서는 “내년 대선을 제대로 치르려면 차제에 모든 환부를 도려내고 정도로 가야 한다”는 결연한 목소리가 역설적으로 힘을 얻었다. 민주당은 자성의 차원에서 국민에 대한 당 차원의 윤리선언을 채택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한광옥(韓光玉) 대표 주재로 열린 확대 간부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대부분 걱정어린 표정이었으나 비리 의혹에 대해선 성역 없이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조를 이뤘다.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문제의 근원을 잘라낸다는 각오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검찰이 여론의 흐름을 앞서 가면서 신속하고 근원적으로 해결해 가야 한다”면서 “언론에 보도되기 전에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확대 간부회의의 일부 참석자들은 “언론의 과잉 경쟁으로 실체는 드러나지 않은 채 설만 무성하고 한나라당은 이 설을 근거로 무차별적 공세를 하고 있다”며 언론과 야당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윤리선언과 관련, 신낙균(申樂均) 상임고문은 “우리는 그 동안 도덕적 정치세력이라고 자부해 왔으나 몇몇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입었다”며 “윤리선언을 자성의 계기로 삼자”고 제안했다.
이치호(李致浩) 윤리위원장은 최택곤씨에 대한 윤리위 소집 계획을 밝히면서 “방만한 위원회 실태를 사무처에서 파악, 문제의 소지를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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