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그런 폭발력이 숨어 있을까. 포르투갈의 간판 스트라이커 누누 고메스(25ㆍ이탈리아피오렌티나)의 외모는 축구선수라기 보다는 모델 같은 미소년. 하지만 월드컵 우승후보 포르투갈의 공격 최일선을 이끄는 그의 플레이는 야성적이다.세계적인 스타 피구, 코스타, 핀투가 버티고 있는 포르투갈의 미드필드진은 한국 수비진이 1차적으로 경계해야 하지만 이들의 지원으로 마무리 골을장식하는 고메스야말로 놓쳐서는 안될 선수다.
고메스는 1996년 1월 A매치(프랑스전)에 교체 선수로 참가하며 국가대표 생활을시작했지만 무려 15경기나 무득점에 그쳤다. 그의 진가가 나타난 것은 지난해 6월의 유로 2000. 잉글랜드와의 A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2_2 동점을 깨는 극적인 역전골을 성공시킨 것을 시작으로 2_0완승을 거둔 ‘돌풍의 팀’ 터키전에서 두골을 모두 뽑아냈다.
비록 팀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프랑스와의 준결승에서도 선취 득점을 기록했고, 앙리(프랑스)에이어 득점2위에 올라 전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당시 프랑스전에서 주심의 페널티킥 판정에 항의, 7개월간의 A매치 출전 금지명령을받아 월드컵 지역예선 첫3경기를 결장했다. 그러나 출장을 재개한 안도라전, 키프로스전, 에스토니아전에서 무려 7골을 뽑아내는 폭발력을 보였다.
재미있는 것은 고메스가 한 때 한국 프로축구 부산 대우의 입단테스트에서 탈락했다는 사실. 기복이 심한 약점 때문이겠지만 그는 포르투갈 1부리그보아비스타팀에서 3시즌 동안 60골을 기록한 골잡이였다.
97년 벤피카로 이적한 그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피오렌티나 팀에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를대신하는 스트라이커로 190만 파운드(약 240억원)에 스카우트됐다.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으면서도 “월드컵 본선무대에 뛰게 됐다니 꿈만 같다”고 겸손해 하는 고메스는 “86년 1승2패로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던 포르투갈의 한을 한국과 일본에서 꼭 씻어내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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