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은 노인들에게 매우 위험한 계절이다.노인들은 겨울철 날씨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가벼운 질병에도 심하게 앓게 된다.
길이 얼어붙으면 낙상 골절이 늘어나고, 실내외 온도차로 뇌졸중 등 성인병 발병률도 높아진다.
감기나 독감 같은 가벼운 질병도 폐렴 같은 중병으로 발전하기 쉬워 노인들의 겨울나기는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겨울철 노인들이 특별히 조심해야 할 질병들을 살펴본다.
■뇌졸중
겨울철 노인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질병은 급작스럽게 발병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뇌졸중(중풍)이다.
매년3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뇌졸중은 겨울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뇌졸중은 새벽과 아침에 많이 발병하므로 잠자리에서 일어난 직후 차가운 바깥 바람을 쐬는 경우 특히 조심해야 한다.
대개 혈압 등 자신의 몸 상태를 잘 모르고 주의하지 않다가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흡연자는 평상시 자신의 건강상태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나 관상동맥질환자, 부정맥, 당뇨환자 등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생활영향으로 고지혈증 등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음주도 자제하는 게 좋다.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과 박민규 교수는 “뇌졸중이 염려되는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혈액흐름 정도를 검사해 보는 간단한 ‘뇌혈류검사(도플러검사)’를 받아 미리 위험 요인을 없애야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다”고 말한다.
■감기와 독감
겨울에는 실내외의 기온차가 심한데다 실내 공기가 건조하고 담배 연기 등으로 실내 오염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감기등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
저향력이 약하고, 가래나 노폐물을 배출하는 기관지의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에게는 이런 가벼운 호흡기 질환도 위험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일단 예방이 최선이므로 매년 1~2월에 유행하는 독감에 대비해 요즘 예방접종을 받아두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백신을 맞으면 접종 후 보름 정도 뒤에 항체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노인들이 걸리기 쉬운 연쇄상구균에 의한 폐렴 예방주사를 한번만 접종하면 평생 예방이 가능하다.
감기를 예방하려면 흡연을 자제하고 양치질, 손씻기등 개인위생은 물론이고 고른 영양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가습기, 젖은 수건으로 실내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겨울에는 천식에도 주의해야 한다. 실내 생활이 많아지기 때문에 집먼지 진드기 같은 알레르기성 항원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실내 먼지를 없애고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관절염과 골절
추위로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고 혈관이 수축하면 관절염이 악화한다. 추운 겨울이라고 꼼짝하지 않으면 더 나빠지므로 몸을 잘 보온한 상태로 천천히 산책을 하거나 몸을 쭉쭉 늘이며 스트레칭도 수시로 하는 게 좋다.
걷기, 실내 자전기 타기, 수영, 체조 등은 겨울철 관절강화에 유용한 운동이다. 이런 운동을 통해 관절 주변의 인대와 근육을 강화하면 관절의 무리를 덜어주어 관절염 통증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낙상으로 인한 부상 위험도 감소된다.
길이 미끄러우면 균형감각이 무딘 노인들은 쉽게 넘어지고 이로 인해 손목과 고관절(엉덩이관절) 등 골절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고관절 골절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골절 자체보다 뇌졸중과 심장마비, 폐렴, 욕창, 영양실조 같은 합병증이 더 치명적이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상윤 교수는 “매년 65세 이상 노인 중 30% 정도가 낙상을 경험하고 이 가운데 0.5%가 사망에까지 이르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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