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정씨의 마약 복용과 싸이의 대마초 흡입으로 연예인의 사생활이 공론화하면서 공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론만 따지다보니 연예인 인권침해의 심각성이 묻히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12일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주최로열린 '연예인들의 인권을 다시 생각한다' 토론회에서 이동연 문화연대 사무차장은 "대중에게 귀감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나온 공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론이 연예인의 개인적 인권과 충돌하고 있어 연예인의 인권침해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인으로서 타인의 모범이 되지는 못할망정 비윤리적인 행동을 저질러서야 되겠냐는 반응은 연예인의 개인으로서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황수정 마약혐의 보도에서 드러났듯이스크린 속의 인물과 현실의 인물을 동일시하는 보도도 현실 속의 개인의 인권을 인정하지 않은 채 사생활침해를 부추기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언론이 이러한 선정적 보도로 인한 연예인의 인권침해를 유명세 때문에 당연히 겪어야 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씨는 "미디어의 언어적 폭력이 연예인들의 생존을 위한 침묵과 타협으로 귀결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연예인노조를 통한 자기권리찾기가 공론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남 원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지난 달 13일부터 30일까지 5개 스포츠신문에 게재된 '황수정 마약복용 혐의사건' 관련 216개 기사를 분석하고 냄비식보도, 터뜨리기식 보도, 선정적 보도, 극단ㆍ과장적 보도, 추측추론보도, 성차별적 보도의 문제점을 공통으로 지적했다.
'황수정 복잡한 사생활…일낼 줄 알았다' '황수정 3가지 시나리오 폭풍전야' '네티즌 분노 사상 최악의 이틀'등 의 제목으로 보도됐던 기사들이 대표적 사례로 거론됐고 '일등신부감으로 꼽히며…평소 이미지가 맑고 깨끗했던 만큼' '청순한 미소 뒤에는 최소한의 도덕적 기준도 망각한 채…'등의 기사내용도 현모양처 역할 및 순결이데올로기를 강조하는 성차별적 보도로 꼽혔다.
화보, 광고, 만화 등 극대화된 시각적 효과의 장점을 누리면서 대체미디어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신문의 선호도는 여전히 증가세에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교수는 "스포츠신문의 연예인기사는 언론의 본래적 속성인 선정성을 집약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사주의 경영철학 변화와 언론인 의식개혁, 정부의 저널리즘정책 재정비 등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박은형 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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