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와 가계 대출 증가로 우리나라 가구당 빚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경기침체의 여파로 가구 소득은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빚은 급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가계의 신용대란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ㆍ4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9월말 현재 가구당 가계신용(빚)은2,200만원으로 1년전 1,760만원 보다 무려 25.0%(440만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황
한국은행 발표에따르면 9월말 현재 국내 가계신용(금융기관 대출이나 카드 할부구매 등을 통해 발생한 부채) 잔액은 316조3,000억원.작년 동기 251조2,000억원보다 25.9%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이 283조2,000억원을 기록, 작년 동기 227조1,000억원에비해 24.7%가 증가했고, 할부 구매를 포함해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판매신용은 33조1,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24조1,000억원에 비해37.4%가 증가하는 급증세를 주도했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지난해 3분기 이래 5분기 째 평균 24%를 넘나드는 증가세를지속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 중 국내 가계 소비지출의 증가세가 전분기(8.1%)에 비해 오히려둔화(7.4%)를 나타낸 점 등을 감안할 때, 빚을 늘려 흥청망청 소비한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한은은 6월말 기준 가구당 금융자산이5,800만원인 점을 들어, 관리는 필요하지만 아직 가계 빚이 감당 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왜 늘어나나 무엇보다도 저금리와 금융기관의 적극적 대출영업에 따른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로서는 낮은 금리의 손쉬운대출을 활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가계 일반자금 대출은 은행, 신용카드회사의 증가세에 합쳐 보험, 신용금고 등으로부터 작년 동기(10조6,547억원)보다크게 늘어난 17조4,240억원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대출이 11조9,000억원 정도, 보험사가 1조4,000억원 등으로 가계대출을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용카드 할부구매및 자동차 할부금융 등을 포함한 판매신용 증가액은 작년 동기(5,617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늘어 2조1,811억원을 기록했지만, 2분기 4조원대보다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문제점
가계신용이 적정한 규모인지 여부를 재는 척도로 경상 국내총생산(GDP) 및 개인 순처분가능소득(NDI) 대비 가계신용잔액 규모를 평가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미국의GDP 대비 가계신용잔액 및 NDI 대비 가계신용잔액은 각각 85.7%와 120.3%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 가계의 3분기 가계부채 규모는 같은기준으로 볼 때 각각 61.6%, 91%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은 가계신용중 81.5%가 주택금융(모기지론)으로 부채구조가 안정적인 반면, 우리의 경우는 이 비중이 17.3%에 불과해 향후 가계의 상환능력이 문제가 되고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19개 은행과 5개 보험사에 가계대출 대손충당금을 보강하라는 지도를 내린 것도 이같은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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