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尹씨 "87년 안기부파견 검사2명에 전모 설명"1987년 ‘수지 김 살해사건’ 발생 당시 검찰에서도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법정진술이 나와 파문이 예상된다.
이 사건 은폐에 당시 안기부 뿐만 아니라 검찰도 조직적으로 협조하거나 최소한 묵인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당시 검찰 관련자에 대한 형사처벌 또는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지 김(김옥분ㆍ金玉分ㆍ당시 34세)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남편 윤태식(尹泰植ㆍ43)씨는14일 서울지법 형사합의 23부(김용헌ㆍ金庸憲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의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87년 납치미수극을 주장한 기자회견을 마친뒤 서울에 와 안기부에서 3개월 동안 구금되고 있는 동안 검찰에서 파견나온 검사 2명을 두 차례 만나 사건의 전모를 모두 밝혔다”고 말했다.
윤씨는 또 “당시 안기부 남산 분실 조사실에 검사 1명이 찾아와 자작극을 벌인 경위를 모두 설명했고, 며칠 뒤 또다른 검사 1명에게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며 “당시 검사는 ‘과실치사에 불과하니 함구해달라’고 요청했었다”고 진술했다.
윤씨는 “이들의 신분이 검사가 맞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안기부 관계자들은 평소 외부에 이 같은 사실을 절대 발설하지 말라고 했으나 ‘(사건 처리를 위해) 검찰과 협의를 해야 하니 검사에게 솔직히 얘기하라’고 이들을 소개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날 법정에 나온 서울지검 외사부 고석홍(高錫洪) 검사는 “당시 안기부 수사라인에 대한 수사결과, ‘우리 조직의 창피한 일을 왜 다른 기관에 알려주겠냐’며 검찰과의 협의 사실을 모두 부인했고 피고인도 당시 검찰에서 나왔다는 사람의 정확한 인상착의와 신원을 모르지 않느냐”며 반박했다.
그러나 윤씨는 당시 “검사 부분에 대해서는 진술조서에 남겨놓지 말자고 검사가 요청했으며 당시촬영중이던 비디오도 중지시켰다”며 진술했다.
윤씨는 또 “그 동안 진실을 밝히지 않아 죄책감을 느껴왔으나 94년까지 안기부 직원이 ‘사실을 얘기할경우 죽여버릴 수도 있다’고 협박, 감시하고 수시로 동향보고를 해야 했었다”며 “최근 검찰에 체포ㆍ구속되기 직전까지 계속 국가정보원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씨는 변호인 신문에서 “당시 김씨의 복잡한 남자관계로 인해 말다툼을 하다 김씨가 자신을 붙잡은 내 손을 뿌리치다 그 반동에 의해 벽이나 문 모서리에 부딪쳐 죽었다”며 “살인누명을 쓸 것을 우려해 시신을 침대 밑에 숨겨 놓고 납치미수 자작극을 벌였던 것”이라고 살인 혐의를 정면부인해 논란이 예상된다.
다음 재판은 내년 1월4일 열릴 예정이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박진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