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3일 박근혜(朴槿惠) 부총재의 출마선언을 환영하면서 공정 경선을 거듭 다짐한 것은 대통령 후보 경선 문제 등과 관련한 일체의 잡음 소지를 미연해 제거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이 총재는 이날 울산 방문 도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모든 당원이 승복하는 공정한 경선절차를 마련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절차를 만드는 게 좋을지, 기존절차를 공정하게 밟는 게 좋을지, 이 모든 것을 열린 마음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언급은 ‘박근혜 울안 가두기’의 절박성을 바탕에 깔고 있다. 무엇보다 이 총재는 박 부총재의 출마선언을 ‘밖으로 나가기 위한’ 수순밟기가 아닌, 차차기를 겨냥한 포석깔기로 만들어 가기 위해선 박 부총재와 비주류측의 공정경선 요구를 대폭 수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한 핵심당직자는 “박 부총재의 출마 의도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첫째, 경선을 치르고 난 뒤 박 부총재가 당을 뛰쳐나가지 못하게 미리 그물을 쳐두는 것이고 둘째, 당을 나가더라도 후유증을 극소화할 수 있도록 곳곳에 안전판을 설치해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방식으로 경선을 치르든 어차피 이 총재가 대통령 후보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비주류에 떠밀려서 마지못해 몇 가지를 양보하는 게 아니라 이 총재 스스로 이런저런 시비의 여지를 사전에 전향적으로 흡수해버리는 게 낫다는 얘기다.
이 총재가 전날 대권ㆍ당권 분리 문제로 최병렬(崔秉烈) 부총재를 직설적으로 비난한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을 질책한 뒤 당직자들에게 자중자애를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란 게 총재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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