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동부의 토라 보라에서 알 카에다와 반(反) 탈레반간의 투항 협상이13일 사실상 최종 결렬돼 미군과 동부 동맹 병력들이 알 카에다 소탕을 위해 막바지 작전에 들어갔다.모하마드 자만 사령관 등 동부 동맹 군벌들은 이날 “더이상 알 카에다와 협상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토라 보라 산악 지역에 대한 대규모 공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도 B-52 폭격기 등을 동원, 오사마 빈 라덴 등의 은신처로 알려진 동굴 요새에 다섯 차례 이상융단 폭격을 퍼붓는 등 공습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특히 헬기로 토라 보라 북쪽 아감 지역에 병력을 계속 실어 나르고 있어,본격적인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현재 100명 규모의 특수 부대 병력을 투입, 직접 동굴 수색 작전을 펴고있다.
빅토리아 클라크 미 국방부 대변인은 “알 카에다 병력이 모두 항복할 때까지 폭격을 중단하지 않고 목표물을 끝까지 추격할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동부 동맹은 12일 알 카에다측이 당초 항복 시한인 오전 8시(현지 시간)를넘기고도 투항을 거부하자, 빈 라덴과 알 카에다 핵심 간부 22명을 인도하면 퇴각로를 보장한다는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었다.
하즈라트 알리 장군은“13일 정오까지 투항이 최후 통첩”이라고 말했으나, 알 카에다측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실패함에 따라 동부 동맹 군벌 간에 책임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협상반대판인 자히르 장군은 “알 카에다의 협상 제의는 시간 벌기를 위한 사기극”이라며 “항복을선언한 11일 이후에만 600여명이 토라 보라를 탈출했다”고 주장했다.
동부 동맹에 따르면 현재 토라 보라 동굴 요새에는 1,300여명의 알 카에다 병력이 있으며, 이중 아프간과 우즈베키스탄,체첸, 파키스탄 출신 700여명은 투항을, 아랍계 500여명은 결사 항전을 외치고 있다.
한편 미 국방부는 “12일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 북쪽에서 B-1 폭격기 1대가 추락했으나 승무원 4명은 모두 구조됐다”고말했으나, 추락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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