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유혈 사태가 해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갈수록 악화하고있다.팔레스타인 과격 단체인 하마스 산하 에제딘 알-카삼이 이 달 들어 두 차례 대규모연쇄 자살 폭탄 테러를 감행, 2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하고 이스라엘은 전투기 등을 동원해 팔레스타인에 대해 무차별 보복전을 벌이는 등 ‘피의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폭력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중동에 파견된 미국의 특사는 속수 무책인 상황이며국제 사회의 중재 노력마저 아무런 효과가 없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원 아래 진행된 중동 협상은 13일 이스라엘이 야세르 아라파트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대화 단절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파경을 맞았다.
이스라엘은 이날 집권 강경파가 주도하는 안보 관계장관 회담을 마친 후“이번 테러의 직접적인 책임은 아라파트에게 있다”며 “그는 협상자로서의 가치를 상실했으며 이스라엘은 그와 접촉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아라파트 수반이현재 머물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거주제한 조치를 취하는 한편 군부에 팔레스타인 과격 단체에 대한 추가 표적공격을 포함한 일련의 반 테러 군사 작전을 새로이 지시했다.
이스라엘이 이처럼 초강경 대응에 나서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과격 단체들의 사무실폐쇄 등 전례 없는 비상 조치를 내리면서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치정부는 1일과 2일 예루살렘과 하이파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테러 이후 200명에 가까운 과격 단체 무장 대원들을 체포한 데 이어 12일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에 대응키 위해 사상처음으로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의 모든 사무실을 폐쇄토록 명령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아라파트의 조치가 과격 단체들을 통제하지 못하는데 있다.정치ㆍ사회 기구 등을 갖춘 사실상의 준 정부 형태로 움직이는 하마스 등은 이미 지지자들이 자치 정부와 맞먹는 수준인데다 최근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으로지지율은 더욱 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아라파트의 사무실 폐쇄 명령이 하부 행동대원 뿐 아니라 하마스의 도움으로 생활을 이어가는 많은 주민들에게타격을 줄 경우 하마스와 자치 정부가 정면 충돌하는 것은 물론, 더 과격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한편 지난 달 26일 중동에 도착한 앤터니 지니 미국 중동 담당 특사는 그 동안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사이를 오가며 적극적인 중재를 벌였으나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양측은 최근 열린 보안 당국자 회담에서 유혈사태의 책임을 전가하는 고성만 오간 채 등을 돌리고 말았으며 이스라엘은 13일 지니 특사가 중재하는 팔레스타인과의 회담 마저 거부했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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