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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호 1년] (2)세대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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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호 1년] (2)세대교체

입력
2001.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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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인지 청소년대표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입니다.”최근 서귀포시에서 대표팀 훈련광경을 지켜보던 한 축구협회 관계자는 갑자기 큰발견이라도 한 듯 이렇게 얘기했다. 그의 말대로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이후 1년 만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대표팀의 평균연령이 급격히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9일 미국과의 평가전에 참가한 26명의 대표선수중 22세 이하의 선수는 무려 11명. 이중 송종국(22ㆍ부산) 박지성(20ㆍ교토)이천수(20ㆍ고려대) 최태욱(20ㆍ안양)은 주전자리를 거의 굳혔고 현영민(22ㆍ건국대) 차두리(21ㆍ고려대) 조병국(20ㆍ연세대) 등 신진들 역시 히딩크 감독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선배들을 거세게 위협하고 있다. 한국축구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홍명보가 퇴출 위협을 받을 만큼 세대교체의 파장은 대단하다.

월드컵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서 이 같은 대폭적인 세대교체는 히딩크 감독체제 아래서는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젊은 선수들이 경험 많은 노장들보다 자신의 전술적 요구를 소화하는데 더 빠를 뿐 아니라 노장들의 발전에도큰 도움을 준다는 판단이 세대교체의 폭을 넓혔다.

대표팀의 최고참인 골키퍼 김병지(31ㆍ포항)는 “요즘 젊은 선수들은 절대 기죽는 법이 없어 제기량의 100% 이상을 발휘한다”며 “연습 때는 항상 박진감이 넘치고 이들에게 배울 것도 많다”고 말했다. 김광명 기술위원은 “히딩크 감독이 스피드있는 선수를 중용하다 보니 자연스레 젊은 선수들이 대거 유입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세네갈과 크로아티아, 9일 미국과의 평가전을 통해 세대교체의 성과는 어느정도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좌우 측면돌파를 비롯한 공격의 스피드가 살아나고 유기적인 협동플레이에 의한 수비력이 향상돼 실점이 크게 줄었다. 히딩크감독의 물갈이는 월드컵 16강의 목표뿐 아니라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러나 경험부족의 문제점도 만만치 않다. 큰 경기 경험이 없다 보니 자기 감정을억제하지 못해 페이스를 쉽게 잃어버리는 것. 히딩크 감독은 미국과의 평가전이 끝난 뒤 “일부 선수들이 전반에 무리하게 뛰다 보니 후반들어 경기를풀어가는 리듬을 상실했다”면서 “관중의 응원에 오히려 악영향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김광명 위원은 “이천수 처럼 자신감이 넘치는 신예들이 종종 템포조절에 실패한다”면서 “젊은 선수들일 수록 큰 경기에서 퇴장과 같은 이적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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