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적십자사 간부들이 지난 10월 제주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한 뒤 의료용품업체로부터 제주도 관광과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그러나 한적측은 이 사실을 며칠 후 적발하고도 눈감아 오다 지난달 25일에야 주의조치를 내린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오모 중앙혈액원장(당시 한적 혈장분획센터 원장), 최모 서울 남부혈액원장(당시 중앙혈액원 부원장) 등 혈액원장 6명과 강모 적십자사 서울지사 사무국장(당시 한적 기획관리국장) 등 1, 2급 간부 7명은 10월13일부터 1박2일간 다국적 제약업체인 J사 주최로 열린 ‘임상검사실 정도관리에 대한 세미나’에 참석한 뒤 다음날 골프 및 관광 접대를 받았다.
이들 가운데 오 원장 등 3명은 적십자사에 의료용품을 공급하는 S사 김모 사장과 함께 14일 오전부터 골프를 했으며, 최씨 등 4명은 전 동부혈액원장 출신인 이 회사 김모 부사장과 함께 유람선을 타고 마라도를 경유하는 제주도 관광에 참가했다.
S사는 최근 적십자사가 헌혈자에게 주는 기념품인 발냄새 제거제 1,000개를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제주도내 특급 H호텔에 묵었으며 항공료와 숙식비, 골프 및 관광 비용은 J사에서 모두 부담했다.
한적 복무규정에 따르면 한적 직원은 어떠한 이유로도 업체로부터 접대나 향응을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한적 관계자는 “당시 세미나에는 대학병원 교수와 종합병원의 과장급 이상 간부 120명이 적십자사 간부들과 함께 참가했으며 간부들이 향응만을 받기 위해 세미나에 참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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