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9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체결을 앞둔 미일 협상에서 일본측이 한국의 조인국 참여를 강하게 반대, 미일 양국이 한국 배제를 약속한 각서를 체결했다는 내용의 비밀 외교문서가 발견됐다고 아사히(朝日) TV가 11일 보도했다.아사히 TV는 이 각서가 51년4월23일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당시 총리 겸 외무부 장관과 존 덜레스 국무부 특별고문과의 비밀 회담에서 체결됐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또 회담 참석자중 유일한 생존자인 국무부 출신 로버트 피어리씨의증언을 인용, 덜레스 고문이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조인국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요시다 총리에게 요청했으나 결국 요시다 총리에게 설득당했다고 덧붙였다.
요시다 총리는 한국이 조인국에 참여해서는안되는 이유를 문서로 제시, “한국은 일본과 전쟁상태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연합국의 일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한국이 조인국이 되면 한국인들이연합국과 동등한 재산 청구권과 배상금을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일 한국인들이 100만명에 달해 증명할 수 없는 과도한 배상 청구를 할 경우 일본은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며 “재일 한국인들은 대부분 공산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초대 이승만(李承晩) 대통령은 상하이(上海)임시정부의 대일 선전포고를 근거로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 조인국 참여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학계에서는 배경에 대해 미국이 구소련 봉쇄망에 일본을 참여시키려는 전략에 따라 일본을 배려, 모종의 밀약을 맺었다고 관측해 왔으며 이날 보도된 문서와 증언은 이를 뒷받침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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