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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단막극 '남과 여' "오락프로 틈 속 끄덕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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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단막극 '남과 여' "오락프로 틈 속 끄덕없네"

입력
2001.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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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있는 여자를 어쩌자고 사랑했는지. SBS 오픈드라마 ‘남과 여’는 누가 보아도 분명히 불륜인 이런 사랑까지도 공감할 수 있도록 포장하곤 한다.10일 방송된 ‘우리가 어쩌자고 사랑했을까’에서는 노름에 빠진 남편에게 걸핏하면 맞는 시골 삼거리 미용실 주인 효순(송채환)과 용달차를 끌고 시골장터를 돌아다니며 만물상 장씨(손현주)의 투박한 사랑을 그려냈다.

이날 시청률 17.8%.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KBS2 ‘이유있는 밤’(11.9%) MBC 시트콤 ‘연인들’(9.9%)을 앞섰다.

‘남과 여’는 이렇게 오락프로그램이나 시트콤과 경쟁하면서도 15% 안팎의 시청률을 올리며 단막극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베스트극장’(MBC) ‘드라마 시티’(KBS2)와는 달리 남녀의 사랑과 갈등으로 소재를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차별화에 성공하고 있다.

연인이 있으면서도 나이 어린 여자에게 빠져드는 남자의 이야기인 ‘왜 남자는 어린 여자에게 집착하는가’로 시작해 풋풋한 첫사랑, 결혼을 앞둔 젊은 남녀의 갈등, 부부의 외도 등 남녀의 관계에 집중했다.

위험하지만 섬세한 감정의 묘사가 가능한 단막극의 묘미를 살리기에 적격인 셈이다.

‘우리가 어쩌자고 사랑했을까’도 남편 아닌 다른 남자를 사랑하면서도 쉽게 남편을 떠날 수 없는 효순과 남편이 있는 여자를 사랑하는 별볼일 없는 장씨의 심리를 그럴듯하게 묘사하고, 여기에 질펀한 서민층의 생활이 어우러졌다.

역량있는 신진 연출가를 발굴하는 장인단막극답게 ‘남과 여’도 입사 10년 미만의 연출가들이 포진했다.

젊은 남녀의 사랑을 로맨틱코미디로 접근한 작품이 다수인 가운데 ‘꽃다방 순정’‘그 가을의 편지’등을 연출한 조남국 PD는 보편적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로 눈길을 끈다.

‘우리가 어쩌자고 사랑했을까’의 홍창욱 PD는 서민층의 애환을 녹여내고 있다.

그러나 연출가에 따라 작품성의 편차가 큰 것이 흠. ‘당신이 잠든 사이에’등 할리우드 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옮겨온 작품도 눈에 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소재를 공모하고 있으나, 그다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연출가와 작가가 전적으로 소재를 책임져야 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남과 여’의 성공은 아직은 절반. 구본근 CP는 “내용은 남녀관계에 관련된 것으로 제한하지만, 형식상으로는 개방적인 드라마를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아직 다양한 형식적 실험까지는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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