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국제 사회는 이제 오랜 전쟁으로만신창이가 된 아프간 재건 지원이라는 훨씬 버거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10일 “22일 출범하는 과도정부는 전화와 컴퓨터는 커녕,서류 작성할 연필 한 자루조차 갖고 있지 않다”며 아프간의 비참한 현실과 재건 지원 과정의 숱한 난관을 소개했다.최대 난제는 비용 조달 방안. 재건에드는 비용은 향후 5년간만 60억 달러로, 장기적으로는 2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일본 등 15개국이 참여한 아프간 지원그룹은최근 재건 기금 마련에 착수, 내년 1월 도쿄(東京) 회의에서 세부 계획을 확정키로 했다. 그러나 각국은 아직도 구체적 지원 규모를 밝히지 않은채 치열한 눈치 작전을 펴고 있다.
미국은 이미 아프간 군사작전에서 엄청난부담을 졌다며 일본과 독일이 재건 작업을 주도할 것을 바라고 있다. 민주당 톰 랜토스 하원의원은 “두 나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바란다면 국제적 지도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노골적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이 기존의 빈국 지원에도 인색함을 보였던 미국의 요구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오랜 전쟁으로 나라 전체가 폐허로변해 지원 분야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도 쉽지 않는 과제다. 현재 국민 2,500만 명중 20%가 국외에서 난민생활을 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수백만 명이 집을 잃고 떠돌고 있다. 먹을 물도 구할 수 없고, 농사에 필요한 가축과 종자용 씨앗까지 먹어치운 지 오래다. 지뢰 제거와 도로 복구,아동 구호, 교육시스템 재건도 시급하다.
특히 유엔개발계획(UNDP)은 과거군벌들이 저지른 학살의 악몽에 여전히 시달리는 국민들이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도록 치안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와 함께 각국이제각기 지원에 나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코소보 등의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원국간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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