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용산기지에 아파트를 건설하려는 계획이 밝혀지면서 날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시민단체들은 "용산기지 이전을 백지화하려는 속셈"이라며 기지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서울시도 물론 '노(No)'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미군과의 협상을 담당할 국방부는 '말장난'으로 일관,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국방부는 아파트 건설 계획이 처음 신문에 보도된 7일 "미군측으로부터 어떤 계획도 전달 받은 바 없다"고 주장했다.
불과 이틀 만에 이 말은 뒤집혔다. 미군이 "국방부에 분명히 전달했다"며 강하게 나온 것이다.
이에 국방부는 10일 "지난 5월 구두로 전달 받았다"고 해명했다. 안타깝게도 이마저도 몇 시간 가지 못했다.
미군이 이날 저녁 "지난 5월17일 한미주둔군지휘협정(SOFA)시설 및 구역분과회의에서 최초 계획서를 포함한 공식서한과 브리핑을 통해 한국측에 통보했다"고 밝혔고, 국방부도 뒤늦게 이를 인정했다.
다음날 국방부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담당 과장이 개정된 SOFA 규정에 맞도록 보완할 것을 요구하며 서한을 미군측에 반려하면서 상부에 보고하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또한 궁색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정확한 정보 전달과 상명하복 체계를 기본으로 하는 군 조직에서 여론을 들끓게 할 정보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설사 담당 과장이 보고하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정확한 진상을 파악한 뒤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 그리고 또 언제 말이 바뀔지….
계속되는 '말 바꾸기'가 국방부가 항상 강조하는 '국익'을 위한 것이었는지 묻고 싶다.
권혁범 사회부기자
hb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