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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www.세상읽기] (140)새로운 화두 'CT(컬처 테크놀러지)'

입력
2001.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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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을 뜻하는 'IT'라는 말이 이제 자리를 잡았는가 싶은데, 또 다른 새로운 용어들이 속속 쏟아지기 시작하고 있다.'디지털'이라는 좀 쉬워 보이는 용어도 그 뜻이나 발음이 일반 대중에게는 쉽지 않은 듯 "뭐, 돼지털?"하고 되묻는 아주머니 모습을 담은 광고가 나온 것을 보면, 영어로 된 새 용어의 출현을 그리 반기기만 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분야에서의 새 용어는 영어로 흔히 통용된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길어지는 데다 늘 세계와의 경쟁을 목표로 하는 이 분야의 특성 때문이다.

최근 IT에 이어 새로 선보이고 있는 용어들은 중요한 것만 꼽아도 다섯이다. 'BT(생명공학기술)' 'NT(나노기술)' 'ET(환경기술)' 'ST(스페이스기술)' 'CT(문화기술)'.

IT와 이 다섯 기술을 정부는 국가전략기술로 설정하고 있다. 과학기술부가 11월에 연 '국가전략기술분야 우선개발 순위선정을 위한 공청회'를 보면 그 점이 분명하다.

IT를 포함한 6대 국가전략기술분야 중 일반에게 가장 생소한 분야는 CT일 듯하다.

지난해 정보통신부가 연 한 회의에서 어느 참석자로부터 나 자신 CT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들었었다. "그런 말이 진작부터 있었나요?" "어떤 기술을 가리키지요?" 등 질문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 다른 참석자들 역시 느닷없는 새 용어에 당황한 분위기였다.

사실 'CT(culture technology)'라는 용어는 외국에는 없다. 우리사회가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도 불과 한, 두 해 전이다.

한국과학기술원의 원광연 교수가 한 학회에서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 대체로 인문ㆍ사회학과 순수예술을 디지털기술과 통합 내지는 접목시키는 기술을 뜻한다.

10일 문화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문화콘텐츠산업발전을 위한 예술과 인문학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세미나에 IT기업인들, 언어학과 문학과사학계 학자들, 게임과 애니메이션 소프트웨어개발자들이 자리를 메워, 서로간에 질문이 활발했던 것을 보면 그들이 서로간의 의사소통을 얼마나 기다려왔나를 알 수 있다.

CT의 필요성을 얼마나 공감하였나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어느 곳에서보다 전공과 영역을 배타적으로 따지는 일이 심하다. 컴퓨터회사가 직원을 모집할 때는 으레 컴퓨터 전공자만 뽑는 식이다.

세계적인 컴퓨터기업 IBM(www.ibm.com)은 소프트웨어개발 지원자에게까지 전공을 묻지 않는다. 우리의 CT 용어를 쓰지는 않지만 언어학, 순수예술, 디지털기술의 접목에 일찍부터 노력해온 MIT의 미디어 랩(www.media.mit.edu) 대학원과정에서는 지원자의 학부전공을 묻지 않는다.

우리 정부가 국가전략기술로 설정한 CT는 인문ㆍ사회학과 순수예술과 디지털기술간의 경계를 허물어버린다는 점에서, 또 인문ㆍ사회학과 예술의 소중함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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