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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가 사는 법 / 이르커뮤니케이션 대표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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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가 사는 법 / 이르커뮤니케이션 대표 김지영

입력
2001.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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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 또렷한 말투. 맑고도 강렬한 눈빛에는 ‘기’가 넘친다. 26세 김지영씨의 직함은 이르커뮤니케이션 대표.“단순히 자료를 돌리는 홍보가 아닙니다. 커뮤니케이션은 경영 전략과 브랜드 매니지먼트, 기획을 총괄하는 일입니다.”

올 2월 설립한 이르커뮤니케이션은 그녀의 설명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우선 한류의 산업화. 중국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의 이미지 메이킹을 위해 패션쇼 등 문화행사를 기획ㆍ연출하고 있다.

또 국내 최초로 온라인 PR방식을 채택, LG전자의 최신 소식을 세계 곳곳에 전달하고 있으며 문화관광부의 한복 프로모션 행사, 각종 국제회의 및 세미나를 기획하기도 했다.

김씨가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가진 것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영화연출ㆍ연기전공) 재학시절 부터다.

“예술의 힘을 경영과 결합시키는 거죠. 그게 제가 생각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이예요.”

대학교 1학년때 프로덕션을 세워 영상물을 제작하다 이듬해에는 프랑스로 가서 세계적인 독립예술축제인 아비뇽페스티벌에서 자신의 퍼포먼스 작품을 연출하는 동시에 아시아부문의 홍보를 맡았다.

“미국, 일본, 중국,호주… 외국 친구들을 많이 사귀면서 프랑스어보다 영어를 주로 썼어요” 원어민을 무색케 하는그녀의 유창한 영어실력은 그렇게 길러졌다.

그 친구들과는 지금도 친하게 지내며 탄탄한 ‘국제 인맥’을 자랑한다. 96년 KBS에 입사하여 ‘생방송 아침’ 등의 리포터를 맡았고 NHK 역사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기도 했다.

인터콘티넨탈 그룹에서도 홍보와 기획 일을 했다. 그렇게 숨가쁘게일을 하다 보니 지난해에야 겨우 졸업장을 받았다.

커뮤니케이션은 무엇보다 사람을 상대하고 설득해 나가는 일. 그의 노하우는 “포기하지 않고 상대방이 내 실력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 근성은 30개국의 아이들을 모아 아셈 정상회담처럼토론회를 꾸미는 ‘리틀 아셈’에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모두들 불가능하다고. 어림도 없다고 했지요” 하지만 그녀는 30개국 대사관 관계자들과 아이들의 부모를 일일이 만나는 열성을 보여 주었다. 그때 깊은 인상을 받은 그리스대사는 그녀의 문화관광부 행사(패션쇼)에 와서 테이프 컷팅을 해주기도 했다.

젊은 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일하기가 결코 만만할 리 없다. 야릇한 시선을 받을때도 있지만 그는 단호하다.

“당돌하다 못해 건방지게 느껴질 정도로 일로만 대하지요. 그래도 제 실력을 필요로 하는 한 별 문제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일 이외의 모든 것을 무시하지는 않는 듯 하다. 우아한 셋팅퍼머가 곧고 단정한 이목구비와 썩 잘 어울린다.

“자신을 가꾸는 것도 전략“이라는 김지영씨. 하지만 쇼핑은 ‘짠순이’ 소리를 들을 정도다. 잡지에서 본 스타일로 동대문시장이나 보세상가에서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일 아침 일곱 시 반에 출근하고 많게는 하루 열 차례씩 회의를 한다.

“휴일은 따로 없어요. 이렇게 (한국일보에) 오는 동안 쉬는 거죠” 애인도, 결혼 생각도 없고 관심은 오로지 일 뿐이라고. 그러면 취미 생활도 없을까?

“글쓰기를 좋아해요. 시나 소설 같은 것도 가끔 써요. 스스로와 대화하는 거죠” 그가 가장 즐기는 것은 자신과의 커뮤니케이션이었다.

예술의 힘을 세계로. 김지영씨가꿈꾸는 커뮤니케이션의 세계에는 무한한 매력이 담겨 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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