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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 SBS '손범수 진양혜의 심심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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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읽기 / SBS '손범수 진양혜의 심심남녀'

입력
2001.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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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성적 매력, 수다, 거짓말, 바람기, 유혹.이런 주제들에 대해 성인남녀들이 출연해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다니. 더구나 밤 1시에.

아마 굉장히 ‘야할’ 것이라는 기대에 사로잡히기 십상이다. SBS ‘손범수 진양혜의 심심남녀’는그러나 이 같은 기대를 무너뜨린다.

‘유혹’을 주제로 한 9일 방송. 진행자 손범수 진양혜와 남녀패널로 출연한 전창걸 이매리, 그리고 직장인들이 ‘남자의 어떤 행동이, 여자의 어떤 행동이 이성을 유혹하는 것 같은지’에 대한 앙케이트결과를 놓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또 남자와 여자 중 누가 더 유혹에 약한지도 실험을 통해서 확인해 봄으로써 여자보다는 남자가 유혹에 쉽게 넘어감을 보여주었다.

진행자도 함께 참가해 남성출연자는 남성의 입장에서, 여성출연자는 여성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변호하고, 상대 이성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나간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음담패설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결코 위험수위를 넘지 않는다는 점.

왜 밤 1시대에 편성했는지가 의아스러울 정도로 건전한 편이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도 출연시켜, 그로부터 남녀의 행동 차이를 유발하는 심리적 근거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가령 남성이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는 실험결과를 보여주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여성이 남성보다 방어적이기 때문에, 남성의 유혹에 끌린다고 해도 신중하게 행동한다’고 설명해준다.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기 때문에 개인적인 취향 차이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손범수와 진양혜의 심심남녀’는 노골적인 어휘를 쓰지 않고도 남녀관계의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외적 조건에서 갖게 되는 편견과는 달리 매우 ‘건전하게’ 남녀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여성쪽 패널로 출연한 이매리는 “남자들의 여성을 유혹하기 위해 하한 행동이 호감으로 여겨질 것인가, 아니면 치한으로 몰릴 것인가는 백지 한 장 차이”라고 말했다.

방송 역시 그렇지 않을까. ‘손범수와 진양혜의 심심남녀’ 는 그 ‘백지 한 장 차’를 잘 알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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