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 연출가의 세분화ㆍ전문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그 동안 방송사의 작가나 연출가는 사극부터 현대극까지 넘나들며 극본을 쓰거나 연출을 해왔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사극, 시대극, 홈 드라마, 트렌디물, 시트콤 등 장르별로 전문 영역만을 담당하는 연출및 작가군이 형성되고 있다.
요즘 70년대 젊은이의 생활을 다뤄 인기가 높은 ‘화려한시절’ (SBS)의 이종한 PD와 40~60년대 한 여성의 격동적인 삶을 그려 호평을 받았던 ‘소문난 여자’(SBS)의 성준기PD는 시대극으로 전문영역을 구축한 상태다.
이 PD는 인기 시대극 ‘왕룽일기’ ‘덕이’ 등을 연출하고, 성PD는 40~70년대를 다룬 ‘옥이이모’ ‘은실이’를 맡으면서 시대극 전문 PD로 자리를 굳혔다.
사극 전문PD는 ‘여인천하’(SBS)의 김재형, ‘상도’(MBC)의 이병훈, ‘태조왕건’(KBS)의 김종선 등이다.
40여년 연출가 생활 속에서 대부분 사극을 연출한 김재형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극 전문PD이고, MBC에서 장기간 방송했던 ‘조선 왕조 500년’ 시리즈를 연출했던 이병훈 역시 역대 사극 중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허준’으로 스타 사극 PD로 우뚝 섰다.
신예 김종선은 ‘전설의 고향’ ‘왕과 비’ 등을 맡은 뒤 ‘태조왕건’을 정상에 올려 놓아 완전히 사극 PD로서 입지를 굳혔다.
트렌디 드라마 전문 연출자로는 ‘가을에 만난 남자’(MBC)의 이창순, ‘피아노’(SBS)의 장기홍, ‘가을동화’(KBS)의 윤석호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이전의 수많은 인기 트렌디 드라마를 연출했고, 앞으로도 이 장르의 작품을 연출하겠다고 말한다.
이밖에 일일극 등 가족 홈드라마 전문PD로는 MBC의 장수봉, 박종 등이 있으며 시트콤 전문 연출가로는 ‘연인들’(MBC)의 송창의,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SBS)의 김병욱 등이 있다.
작가의 세분화 현상도 가속화하고 있다. 사극 전문 작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사람은 ‘태조왕건’의 이환경, ‘상도’ 최완규, ‘여인천하’의 유동윤, ‘명성황후’의 정하연 등이다.
이들은 신봉승 임충 뒤를 이은 전문 사극 작가로 평가 받고 있다. 시대극 전문 작가로는 ‘내가 사는 이유’ ‘화려한 시절’의 노희경,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의 송지나, ‘국희’ ‘황금시대’의 정성희 등을 꼽을 수 있다.
또한 홈드라마 유명작가로는 김정수 이금림 박정란이 있고 트렌디물 전문 작가로는 김인영 이정선이 있다.
이처럼 작가와 연출가가 세분화ㆍ전문화 하는 것은 매체와 방송 드라마가 많아지고 연출가와 작가들이 쏟아지면서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구축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또 방송사 현역 PD들 중 관리직 보다는 현장에서 연출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전문PD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도 전문화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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