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김 살해사건 은폐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외사부(박영렬ㆍ朴永烈 부장검사)는 10일 이무영(李茂永)전 경찰청장과 김승일 전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국장을 직권남용 및 범인도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검찰에 따르면 이 전 청장은 지난해 2월15일김 전 국장으로부터 수지김 사건이 단순 살인사건임을 설명 받고 경찰에 수사중단을 지시했으며 김 전 국장은 이 전 청장에게 사건수사 중단을 요청,경찰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혐의다.
이에 앞서 서울지법 한주한(韓周翰)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전 청장은 “김전 국장을 5분간 만나 ‘실무진과 협의하라’고 말했을 뿐 사건내용에 대해 몰랐다”며 “김 전 국장과 김병준(金炳俊) 당시 외사관리관이 내게 책임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전 국장은 “엄익준(嚴翼駿ㆍ사망) 전 2차장의 지시로 이 전 청장에게 사건내막을 설명했다”고 진술한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1987년 당시 사건 은폐ㆍ왜곡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장세동(張世東)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에 대해 11일 중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해구(李海龜)ㆍ이학봉(李鶴捧) 전 안기부 차장이 자신의 개입 사실을 상당부분 부인함에 따라 당시 최고 책임자인 장씨에 대한 소환이 불가피하다”며 “장씨도 11일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 전 청장이 지난해 2월15일 김 전 국장을 만나기 이전에 수지 김 사건이 단순 살인사건일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 담긴 홍콩 주재관과 외사3과의 내사착수 보고서를 보고 받았다는 정황을 포착, 조사중이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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