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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현금화'로 지수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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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현금화'로 지수추락

입력
2001.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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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선물은 역시 현금이 최고?”'종합주가지수 1,000 대망론' 까지 나왔던 증시가 10일 700돌파 하루 만에(거래일기준) 다시 660대로 추락했다. 그동안 랠리를 주도한 외국인이 이날 1,600억원 가까운 순매도를 보인 것이 원인이었다. 특히 다음주부터 크리스마스휴가에 들어가는 외국인은 주식 대신 현금을 들고 휴가를 보낼 것으로 보여 추가 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외국인 매도전환 신호인가

미 실업률 악화의 영향으로 약세로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낙폭이 커지며 결국 35.73포인트(5.07%) 하락한668.77으로 마감됐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 무려 4,328억원을 매도하고 2,733억원을 매수, 9ㆍ11 미 테러참사 이후 최대규모인 1,595억원에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순매도 포지션을 취한 데다 콜옵션을 팔고 풋옵션을 사 철저하게 지수 하락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수가 하락하면 콜옵션가격은 하락하고 풋옵션은 상승한다.

때문에시장에선 “외국인이 이제 본격적으로 차익을 실현하고 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외국인은 지난 9월말 이후 3조원이 넘는 순매수로 시가 총액을 30조원 이상 늘렸기 때문에 차익 실현 욕구가 크다는 것이다.이러한 공포는 또 다시 매도세를 불러,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크리스마스 휴가 앞둔 차익실현

그러나이날 외국인 매도를 ‘셀 코리아(Sell Korea)’의신호로 보기 힘들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래에셋증권 안선영 연구원은 “지난달중순 이후 외국인의 매수ㆍ매도 규모가 확대된 가운데 최근 미 증시가 조정을 받자 상대적으로 외국인 매도가 커진 것”이라며“전세계적인 조정 가능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차원일 뿐 본격적으로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섰다는 신호로 보기는 힘들다”고말했다.

오히려크리스마스 휴가와 13일 선물ㆍ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팔고 가자’는 심리가 외국인의 매도세를 불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얻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목표 수익률을 이미달성한 외국 펀드들의 경우 내주부터 크리스마스 연휴가 본격화함에 따라 차익을 실현하려는 욕구가 커진 것”이라며 “특히선물ㆍ옵션 만기일이 다가오고 있고 1조1,000억원을 넘는 차익매수잔고가 언제 매물로 나올 지 모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연휴동안 주식을 갖고 있기 보다 현금으로 바꾸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장기 펀드의 경우 매도움직임이 전혀 없고 신규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 본의 아닌 매수

한편개인들은 이날 2,6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평소에는 체결되지 않던 저가 매수 주문들이 주가 급락으로 자동체결된 경우가 많아 ‘본의 아닌 매수’라는 분석이다.

동양증권박재훈 차장은 “외국인의 매도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오는 11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조정은 생각보다 깊고 길어질 것”이라고전망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o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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