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30년 전인 1971년 국내 최초의 스낵식품 ‘새우깡’이 나왔다.소설가 최재경(30)씨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다. 최씨는 첫 작품집의 제목을 자신과 나이가 같은 과자의 이름을 따서 ‘숨쉬는 새우깡’(민음사발행)으로 했다.
우리의 30세들은 무슨 생각으로 살아갈까를 그의 소설 속에서 엿보자.
표제작은 새우깡을 개발하다가 죽은 남자의 영혼이 여자 주인공의 몸에 들어가 기억을 회복한다는 환상적인 내용이다.
남자가 죽었던 1971년은 ‘대통령이 후보를 잡아먹지 못해 안달하던 한 해’였다.
작가는 자신과 같은 해에 태어난 여자 주인공에게서 남자의 영혼을 떨구어 내면서, 자신에게 들러붙었던 삶의 질곡을 함께 털어내려는 듯하다.
최씨 소설은 다양한 소재에 대한 탐구와 열정으로 빛난다.
두 딸이 아버지 롯에게 술을 먹여 동침한다는 성서의 이야기를 모티프로 삼기도 하고(‘발의 꿈’), 가진 것은 몸밖에 없는 남자의 신분 상승 욕망을 날카롭게 파고들기도 한다(‘구매를 판매합니다’).
‘사육제의 하루’는 시댁 식구들과 갈등을 빚다가 남편에게 살해당하는 여인을 그린 것이다.
작가는 대중가요의 가사를 짓기도 했고, 인터넷 웹진에 서평을 올리기도 했으며,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그의 많은 경험이 이 작품집에 실린 단편 8편에 투영됐다. 풍부한 체험을 쌓은 작가는 소설 속에서 다양한 소재를 뿌려놓는 데 몰두한다.
한 평자의 말처럼 “최재경의 단편 소설은 자유로운 열정의 끝을 향해 나아가는 길에 놓여 있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